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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쓰레기차

조회 수 532 추천 수 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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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차


이월란(2010-12)


쓰레기차가 오는 목요일 아침. 수업 후 집에 오면 9시 50분
어젯밤 착한 나는 분명 쓰레기를 내놓았었고
지나가는 시각이 바로 지금쯤이란 걸 겨우 깨우쳤는데
집으로 가는 골목에 줄지어 서 있는 쓰레기통들이 이상타
어떤 것들은 빈 통으로 넘어져 있고
어떤 것들은 뚜껑을 밀쳐내며 쓰레기를 가득 물고 있다
이건 뭔 시추에이션?
다녀갔다는 거야, 말았다는 거야
차를 세우고 쓰레기통을 확인하러 가며 번개 같이 깨달았다
넘어져 있는 쪽은 우리집 쪽이었고
꽉 차 있는 쪽은 맞은편이었다
오른쪽 왼쪽으로 눈알을 굴린 건 나였다
쓰레기통을 끌고 들어오며
사는 것이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한 발 앞서 지나가 버리고, 내가 지나온 다음
확인시켜주듯 뒤따라 온 진실처럼
커피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는데 맞은편으로 지나가는 소리 들린다
쓰레기처럼 버리면서 살아왔고
내가 놓친 다음, 또 한 발 늦게 지나가는 진실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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