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이월란(2010/11)
바람마다 우수수 뒹굴어주며
첫눈이 쌓이기 전에 납골당으로 가고 싶다는
죽은 것들의 원성이 높아져
키 보다 높은 갈고리 들고 뒤뜰로 간다
귀신처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소란스런 것들이 역겨워지는 것은
나도 소음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겨울도 오기 전에 벌써 봄을 기다리는, 저
가벼운 것들이 계절도 점지한다는데
겨울은 산다구만 보아도 천태만상 하얗게
덮고 살 줄 아는, 많이 놀아 본 계절이었다나
열 두 백을 꽉 채운 이름 없는 것들이여
가을의 발목이 푹푹 빠지고 있다
인간의 늪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