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3
어제:
288
전체:
5,021,714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쓰레기차

조회 수 402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쓰레기차


이월란(2010-12)


쓰레기차가 오는 목요일 아침. 수업 후 집에 오면 9시 50분
어젯밤 착한 나는 분명 쓰레기를 내놓았었고
지나가는 시각이 바로 지금쯤이란 걸 겨우 깨우쳤는데
집으로 가는 골목에 줄지어 서 있는 쓰레기통들이 이상타
어떤 것들은 빈 통으로 넘어져 있고
어떤 것들은 뚜껑을 밀쳐내며 쓰레기를 가득 물고 있다
이건 뭔 시추에이션?
다녀갔다는 거야, 말았다는 거야
차를 세우고 쓰레기통을 확인하러 가며 번개 같이 깨달았다
넘어져 있는 쪽은 우리집 쪽이었고
꽉 차 있는 쪽은 맞은편이었다
오른쪽 왼쪽으로 눈알을 굴린 건 나였다
쓰레기통을 끌고 들어오며
사는 것이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한 발 앞서 지나가 버리고, 내가 지나온 다음
확인시켜주듯 뒤따라 온 진실처럼
커피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는데 맞은편으로 지나가는 소리 들린다
쓰레기처럼 버리면서 살아왔고
내가 놓친 다음, 또 한 발 늦게 지나가는 진실의 소리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1 이별의 입 이월란 2009.11.03 407
1210 지지 않는 해 이월란 2010.12.14 406
1209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1208 털털교실 이월란 2010.02.21 406
1207 처녀城 이월란 2009.08.06 406
1206 차도르*를 쓴 여인 이월란 2008.05.09 406
1205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1204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 2009.09.12 406
1203 The Tide 이월란 2010.04.05 405
1202 에움길 이월란 2008.05.09 405
1201 판토마임 이월란 2008.05.08 405
1200 진짜 바람 이월란 2010.09.26 404
1199 제3시집 작은 질문, 큰 대답 이월란 2010.12.14 403
1198 영시집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0.03.13 403
1197 영시집 Island 2 이월란 2010.06.18 403
1196 제3시집 수선집 여자 이월란 2008.10.12 403
1195 엄만 집에 있어 이월란 2008.05.10 403
» 쓰레기차 이월란 2010.12.14 402
1193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2
1192 견공 시리즈 꽃의 알리바이(견공시리즈 29) 이월란 2009.09.16 402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