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4
어제:
288
전체:
5,021,805

이달의 작가
2011.05.10 11:44

혼돈의 꽃

조회 수 340 추천 수 3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혼돈의 꽃


이월란(2011-4)


간밤에 눈 내렸다
올겨울 마지막 눈이리라
붉은 튤립이 태아 주먹만 한
흰 눈을 이고 있다
난데없이 겨울의 영토가 되어 준
저 붉은 봄
저런 역행을 꿈꾼 적이 있었다
혼잡한 무질서를 동경했으리라
그땐 진정, 봄 뒤에 겨울이 왔었다
그땐 진정, 눈을 머리에 이고서도
자꾸만 뜨거워졌었다
하늘과 땅이 아직 나뉘지 않았던
창세전의 자궁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리라
아직 파열되지 않은 태반 위에선
봄 뒤에 겨울이 오기도
겨울 뒤에 가을이 오기도 하는 것이어서
순서가 바뀌었어
눈 모자를 벗겨주고 들어가려다 그냥 두었다
순간의 반란조차
아침 해가 중천으로 옮겨가기도 전에
흔적 없이 녹아
봄의 수액이 되고 마는 땅이기에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나의 로미오 이월란 2009.06.10 340
790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789 제3시집 독방 이월란 2009.11.25 340
788 영시집 A Mist and a Virus 이월란 2010.03.13 340
» 혼돈의 꽃 이월란 2011.05.10 340
786 단지, 어제로부터 이월란 2011.05.31 340
785 악습 이월란 2008.05.09 341
784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783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1
782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781 견공 시리즈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341
780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779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778 견공 시리즈 견공은 결코 웃지 않으신다(견공시리즈 6) 이월란 2009.06.10 342
777 견공 시리즈 환자 토비(견공시리즈 40) 이월란 2009.10.14 342
776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775 영문 수필 Self-Assessment 이월란 2011.03.18 343
774 견공 시리즈 젖내(견공시리즈 122) 이월란 2012.05.19 343
773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772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