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9
어제:
286
전체:
5,023,638

이달의 작가
2011.07.26 13:07

무대 위에서

조회 수 269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대 위에서


이월란(2011-7)


그가 무대 위로 올라간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그런 우연, 그래서 그의 대사는 필연이라는 단어로 시작되었다 때론 너무 초라해 보이기도, 치졸해 보이기도 하는 무대장치가 늘 눈에 거슬렸지만 하나같이 붙박이였다 배우의 몫으로 남은 건 오직 성대와 몸짓이었다 관중석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애드리브를 치고 싶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무너진 바벨탑에서 떨어진 사람들이었다 공용어를 사칭한 대본들이 거리를 쏘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를 팔팔 끓일 수 있는 조리법은 출판금지 상태였다 붉은 조명 아래서 더욱 편안해지는 건 무덤 속을 닮아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배역을 좀먹는 박테리아가 장기마다 살고 있지만 공연마다 알맞은 DNA가 생산지에서 정확히 조립되어 운반되어 온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늘도 꽉 찬 관중석에서는 음향효과로 만든 박수 소리가 제법 감동적이다 연극은 건달처럼 껄렁한데 무대 뒤 노을이 목젖으로 넘어가고 있으므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1 영문 수필 Who am I? 이월란 2011.07.26 331
370 영문 수필 Ethnographic Fieldnotes of Utah-Korean 이월란 2011.07.26 298
369 영문 수필 The Limits and Adaptations of Marginal People 이월란 2011.07.26 278
368 영문 수필 Stress and Coping 이월란 2011.07.26 78242
367 기회는 찬스다 이월란 2011.07.26 259
366 나이 이월란 2011.07.26 245
365 포츈쿠키 이월란 2011.07.26 249
364 견공 시리즈 오역(견공시리즈 108) 이월란 2011.07.26 293
363 두부조림 이월란 2011.07.26 419
362 꽃신 이월란 2011.07.26 283
361 천국에서 온 메일 이월란 2011.07.26 325
360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359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357 마른꽃 2 이월란 2011.07.26 346
356 중간 화석 이월란 2011.09.09 313
355 회귀 이월란 2011.09.09 314
354 제3시집 인형의 눈 이월란 2011.09.09 498
353 견공 시리즈 아기 종결자(견공시리즈 111) 이월란 2011.10.24 346
352 견공 시리즈 씹어야 맛(견공시리즈 112) 이월란 2011.10.24 437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