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4
어제:
156
전체:
5,020,205

이달의 작가
2011.10.24 01:09

조연

조회 수 350 추천 수 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조연


이월란(2011-10)


주연의 옆을 지나가기만 한다
잠시 앉아서도, 쳐다보아서도 안 된다
얼굴을 다 보여주어서도 안 되며, 아주 자연스럽게
그저 움직이는 배경이 되어야만 한다
출생이나 역사적인 배경처럼
훗날까지 휘둘릴 수 있는 그림이 아니어야 한다
시간적이거나 공간적인 배경처럼
필연적인 조건이 아니어야 한다
나무 뒤의 배경이 노을이어야 한다면
얼굴 한 번 붉히면 그만이었고
집 뒤의 배경이 푸른 강물이어야 한다면
파랗게 질린 가슴으로 흘러주면 그만이었다
맡겨진 역할은 극의 전개에 결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표정 없는 건물들처럼, 흔들리다 지는 들꽃처럼
입장하는 순간도 퇴장하는 순간도 결코 편집되지 않는다
그러다
주연도, 출연진도 모두 머리 숙이는 순간이 있었다
정면으로 확대된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순간이 있었다
모르는 세상의 모든 시선들마저 고정되던 순간
대사 한 줄 없이 오래 오래 그를 비추었다
영정사진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1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1310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1309 조회 이월란 2011.12.14 267
1308 떠 보기 이월란 2011.12.14 254
1307 견공 시리즈 쓰다듬기(견공시리즈 113) 이월란 2011.12.14 289
1306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1305 집배원 실종사건 이월란 2011.10.24 407
1304 사이버 게임 이월란 2011.10.24 360
» 조연 이월란 2011.10.24 350
1302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1301 사랑을 달아보다 이월란 2011.10.24 464
1300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1299 고해 이월란 2011.10.24 299
1298 당신도 시인 이월란 2011.10.24 278
1297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1296 견공 시리즈 씹어야 맛(견공시리즈 112) 이월란 2011.10.24 437
1295 견공 시리즈 아기 종결자(견공시리즈 111) 이월란 2011.10.24 346
1294 제3시집 인형의 눈 이월란 2011.09.09 498
1293 회귀 이월란 2011.09.09 314
1292 중간 화석 이월란 2011.09.09 313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