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0
어제:
183
전체:
5,020,621

이달의 작가
2012.05.19 01:46

추격자

조회 수 309 추천 수 5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추격자


이월란(2012-4)


도망친 시를 잡으러 다닌다
어린 날 숨바꼭질하던 장롱 속까지 뒤지며
범인을 뒤쫓는 형사의 육감으로 뛰어도
모든 행인들의 얼굴이 용의자로 보인다
의뭉스런 담벼락마다 오감이 번갈아 잠복근무를 해도
별도 달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
흑백의 몽타주를 들여다보는 두 눈은 이미
화려한 착시에 길들여져 있고
예상 밖의 변수에 취약한 인상착의 앞에
조합된 이목구비들은 모두 초상권이 없는
사체들의 사진이었다
품고 가는 얼굴은 영영 잡지 못할
완전범죄의 날조된 그림자인지도 몰라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급조된 시나리오는
수시로 절박한 척,
낯선 이만 좇는 탕아의 발자국을 따라
알리바이가 수시로 입증되고 있다
죽은 것들의 초상화를 들고
산 것을 잡으러 다니는 것
타인의 실적으로 공개되는 얼굴들은
발뺌할 수 없는 물증처럼 흉악하다
오늘도 내가 잡은 시는 진범이 아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 詩 2 이월란 2008.05.10 290
270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280
269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264
268 손끝 이월란 2008.05.10 260
267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294
266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277
265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306
264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317
263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385
262 제2시집 진주 이월란 2008.05.10 297
261 이월란 2008.05.10 271
260 제2시집 가을짐승 이월란 2008.05.10 251
259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258 사실과 진실의 간극 이월란 2008.05.10 322
257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25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255 그대여 이월란 2008.05.10 510
254 세월도 때론 이월란 2008.05.10 295
253 파도 2 이월란 2008.05.10 238
252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