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4
어제:
230
전체:
5,030,060

이달의 작가
2014.10.22 04:17

땅을 헤엄치다

조회 수 205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2014-9)


나는 일찍이 땅 위에서 숨 쉬고 헤엄치며 살도록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웬일인지 살아갈수록 숨이 가빠지고 자꾸만 고꾸라진다. 며칠 내내 엎어져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제자리에서 허우적대는 오래된 습관.

어쩌면 나는 물고기였을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지느러미가 없다. 꼬리가 없다. 비늘이 없다. 아가미가 없다. 부레가 없다.

두 팔을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며 입술은 아가미처럼 뻐끔거린다. 공기방울들이 코끝에서 날아오른다. 콧구멍이 땅을 향하지 않을 때마다 락스물이 심장을 찌른다. 땅 없는 몸이 기우뚱거릴 때마다 엑스선 사진을 찍을 때처럼 호흡이 멈춘다. 아주 오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새처럼 날아오른다. 하늘같은 땅 위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1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970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969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968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967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966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965 두부조림 이월란 2011.07.26 419
964 견공 시리즈 둔갑술(견공시리즈 53) 이월란 2010.02.15 418
963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64
962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338
961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960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959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958 등 굽은 여자 이월란 2008.05.10 360
957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956 디스토마 이월란 2009.08.06 312
955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954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953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