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
2004.08.02 23:03
백제의 미소
농부의 얼굴에서 막 땀을 씻어 낸 늦여름 들녁, 젖은 바람 지나가는 *황룡강의 황혼무렵에 허리굽은 노인의 걸음을 따라 서서히 그늘 짙어가는 황토길 위로 풀한포기 흔들리다가 펄럭이다가 고단한 아낙의 머리위에 얹힌 물항아리 속으로 출렁, 출렁이는 웃음을 들었던가,말았던가 숨 죽이다가 소리소문없이 퍼지는 허연연기가 실날같은 물줄기 야윈 허리를 타고 오는 것을 연신 내쉬는 물풀들의 숨소리 함께 흘러 흘러서 두 손 꼭 모아쥔 영산강 줄기를 따라 합장, 그 소문 벌써 다 들었다는 듯이 잎새 더욱 바짝 고개를 쳐들어 함께 묻혀 갈 세상쪽으로 온 몸 흔드는데, 스스로가 강이되고 바람이되고 흙이 되었다는 이땅 꼭꼭 밟고간 백제사람의 저문 꿈이 소들의 긴 걸음 따라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짚신만 덜렁 허리춤에 차고 고향 떠났다는 임진년의 아우성도 구절초, 철쭉, 진달래 꽃 뿌리 뿌리마다 두 눈에 밟혔어도 다함이 없는자애, 끊어진적 없다는 질기디 질긴 삼줄마냥 그마음 엮어엮어 마침내 이어야 할, 네 숨결 한갈피 찾다 찾다 못찾을 것이어든, 저 찢겨진 벌판에 한데 뭍혔어도 좋았을 몸뚱아리 저려오는 아픔을 더듬어 허옇게 센 머리칼로 잠시 가린 아버지의 핏줄 붉어진 울음 속으로 풀씨같은 사람들의 노래가 둥둥 떠서 지천으로 널린 돌 속에 숨은 천년, 푸르스름 번져 오는 것을,
*광주광역시에 있는 영산강 줄기
농부의 얼굴에서 막 땀을 씻어 낸 늦여름 들녁, 젖은 바람 지나가는 *황룡강의 황혼무렵에 허리굽은 노인의 걸음을 따라 서서히 그늘 짙어가는 황토길 위로 풀한포기 흔들리다가 펄럭이다가 고단한 아낙의 머리위에 얹힌 물항아리 속으로 출렁, 출렁이는 웃음을 들었던가,말았던가 숨 죽이다가 소리소문없이 퍼지는 허연연기가 실날같은 물줄기 야윈 허리를 타고 오는 것을 연신 내쉬는 물풀들의 숨소리 함께 흘러 흘러서 두 손 꼭 모아쥔 영산강 줄기를 따라 합장, 그 소문 벌써 다 들었다는 듯이 잎새 더욱 바짝 고개를 쳐들어 함께 묻혀 갈 세상쪽으로 온 몸 흔드는데, 스스로가 강이되고 바람이되고 흙이 되었다는 이땅 꼭꼭 밟고간 백제사람의 저문 꿈이 소들의 긴 걸음 따라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짚신만 덜렁 허리춤에 차고 고향 떠났다는 임진년의 아우성도 구절초, 철쭉, 진달래 꽃 뿌리 뿌리마다 두 눈에 밟혔어도 다함이 없는자애, 끊어진적 없다는 질기디 질긴 삼줄마냥 그마음 엮어엮어 마침내 이어야 할, 네 숨결 한갈피 찾다 찾다 못찾을 것이어든, 저 찢겨진 벌판에 한데 뭍혔어도 좋았을 몸뚱아리 저려오는 아픔을 더듬어 허옇게 센 머리칼로 잠시 가린 아버지의 핏줄 붉어진 울음 속으로 풀씨같은 사람들의 노래가 둥둥 떠서 지천으로 널린 돌 속에 숨은 천년, 푸르스름 번져 오는 것을,
*광주광역시에 있는 영산강 줄기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559 | 시집(詩集) 진열대 앞에 서면 - 전주호 | 그레이스 | 2004.07.30 | 352 |
10558 | 감정 다스리기 - 김태윤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7.30 | 218 |
10557 | 시집 머리에 / 황금찬 | 홍인숙 | 2004.07.30 | 148 |
10556 | 나그네의 향수, 존재의 소외 / 박이도 | 홍인숙 | 2004.07.30 | 246 |
10555 | 홍인숙씨의 시집 '사랑이라 부르는 고운 이름 하나' 를 읽으며 / 강현진 | 홍인숙 | 2004.07.30 | 307 |
10554 | 홍인숙 시의 시인적 갈증(渴症)과 파장(波長)에 대하여 / 이양우(鯉洋雨)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7.30 | 268 |
10553 | 일본인의 용기 | 홍인숙 | 2004.07.31 | 130 |
10552 | 슬픈 첨단시대 | 홍인숙 | 2004.07.31 | 151 |
10551 | 꽃을 피우는 사람들 | 홍인숙 | 2004.07.31 | 202 |
10550 | 기러기 아빠 | 전지은 | 2004.07.31 | 180 |
10549 | 소설 같은 사회 | 전지은 | 2004.07.31 | 230 |
10548 | 골든 파피의 전설 | 홍미경 | 2004.07.31 | 105 |
10547 | 너에게 나는 투명해지고 싶다 | 홍미경 | 2004.07.31 | 248 |
10546 | 간장 게장 | 홍미경 | 2004.07.31 | 201 |
10545 | 안개 속의 바다 | 홍인숙 | 2004.08.02 | 238 |
10544 |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 홍인숙 | 2004.08.02 | 170 |
» | 백제의 미소 | 임성규 | 2004.08.02 | 196 |
10542 | 고향집 폐허 | 박경숙 | 2004.08.04 | 449 |
10541 | 달팽이 | 백선영 | 2004.08.04 | 119 |
10540 | 서울, 그 가고픈 곳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8.04 | 3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