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고개
2004.08.13 15:17
아홉 고개 넘기 힘들다더니
수수한 모습의 그녀는 고된 삶을 앓다 떠나갔다.
별일 없이 그저 살던 그녀도
병원을 몇 차례 드나들며 고생깨나 치렀다.
내 인생의 아홉 고개 세어보니 벌써 다섯 번째
어찌어찌 그 네 번을 넘겼으나
이 다섯 째 아홉 고비 꼭 못 넘길 듯만 하다.
고된 적은 없어도 늘 바람 감추던 가슴
이제는 훨훨 풀어 날고도 싶구나.
아홉 고개 예니곱 번이나 넘어온 은발의 어른들
어찌어찌 살았을까.
신풀이 한풀이 춤도 덩싯 추면서 넘고 넘던 그 고개
나는 어찌 넘어가야 하나.
숫기 없어 춤도 못 추는
목청이 말라 타령도 못 하는
손가락 끝에 남은 정기로 글풀이나 하면서
넘어가야 할 이 고개,
감추어둔 바람 내 가슴막 찢고 터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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