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를 읽고

2007.11.21 05:04

박성춘 조회 수:61

대청소를 읽고

- 박성춘


현실과 꿈 사이에서
기억의 창고는 여러개

육체는 하나
기억의 방은 여럿

시간의 굴레에서
공간의 확장을 잠시 막아보고 싶다

...................

서른, 잔치는 끝났다

- 최영미


* 대청소


봄이 오면
손톱을 깎아야지
깎아도 깎아도 또 자라나는 기억
썩은 살덩이 밀어내
봄바람에 날려 보내야지

내 청춘의 푸른 잔디, 어지러이 밟힌 자리에
먼지처럼 일어나는  손거스러미도
뿌리째 잘라 없애야지
매끄럽게 다듬어진 마디마디
말갛게 돋아나는 장미빛 투명으로
새롭게 내일을 시작하리라

그림자 더 짧아지고
해자락 늘어지게 하품하는, 봄이 오면
벌떡 일어나 머리 감고 손톱을 깎아야지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아
쓸어버려야 해, 훌훌
봄볕에 겨워 미친 척 일어나지 못하게
묻어벼려야 해, 영영

봄이 오면, 그래
죽은 것들을 모아 새롭게 장사지내야지
비석을 다시 일으키고 꽃도 한줌 뿌리리라
다시 잠들기 전에
꿈꾸기 전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 산다는 것은 장효정 2004.09.02 75
118 장효정 2004.09.02 92
117 노래방에서 오연희 2004.09.01 190
116 영혼을 담은 글 이승하 2004.08.31 197
115 점의 노래 / 석정희 석정희 2004.08.30 139
114 그림자(子) 백선영 2004.08.30 84
113 아틀라스의 후예 백선영 2004.08.28 139
112 사이먼과 가펑클 장태숙 2004.08.27 404
111 록키산맥-그 모래성 이성열 2004.08.27 113
110 생로병사에 대한 단상 (부제 -아버지와 지팡이) 홍인숙(그레이스) 2004.10.08 174
109 먼 그대는 아름답다 강학희 2004.08.26 148
108 말하기 강학희 2004.08.26 54
107 종이새 강학희 2004.08.26 125
» 대청소를 읽고 박성춘 2007.11.21 61
105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오연희 2004.08.26 347
104 새ㅡ 김동찬 2004.08.25 134
103 대한독립만세 김동찬 2004.08.25 191
102 밥을 먹다가 김동찬 2004.08.25 60
101 큰비 김동찬 2004.08.25 58
100 봄날의 텃밭 김동찬 2004.08.25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