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향산 일기
2004.09.02 15:22
묘향산 일기
장 효 정
50년 묶인 세월 풀고 찾아온 묘향산
신록은 푸르르 갈기를 세우며 우릴 맞는데
보현사 앞 뜰 외로운 탑 홀로 지키며
반란처럼 붉게 핀 모란꽃
실향민들 눈시울 적시고
헝클어진 세월 빗질하며
내리는 봄비, 봄비는
결빙의 세월을 씻어 널고 있었다
어디선가 재빛 산너울 타고
질긴 역사의 마디마디 염주알 굴리며
성큼 다가서는 서산대사의
헛기침 소리 쩌릉쩌릉 울리는데
머리를 길게 기른
땡초스님이 두드리든 목탁소리
화들짝 놀라 떼그르르
땅으로 굴러 떨어진다
비 그친 하늘 쓸어 올리며
잊지 말라고 애원하듯 방울새는 우는데
우린 통일의 소망 한다발 묶어
순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흘려 두고
빈 손에 물소리만 담아 들고 올 뿐이네
장 효 정
50년 묶인 세월 풀고 찾아온 묘향산
신록은 푸르르 갈기를 세우며 우릴 맞는데
보현사 앞 뜰 외로운 탑 홀로 지키며
반란처럼 붉게 핀 모란꽃
실향민들 눈시울 적시고
헝클어진 세월 빗질하며
내리는 봄비, 봄비는
결빙의 세월을 씻어 널고 있었다
어디선가 재빛 산너울 타고
질긴 역사의 마디마디 염주알 굴리며
성큼 다가서는 서산대사의
헛기침 소리 쩌릉쩌릉 울리는데
머리를 길게 기른
땡초스님이 두드리든 목탁소리
화들짝 놀라 떼그르르
땅으로 굴러 떨어진다
비 그친 하늘 쓸어 올리며
잊지 말라고 애원하듯 방울새는 우는데
우린 통일의 소망 한다발 묶어
순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흘려 두고
빈 손에 물소리만 담아 들고 올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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