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등불을 밝힐 때
2004.09.11 15:33
너에게로만 밝혔던 빛을 끈다.
지금은 그 등불을 꺼야할 때
내 빛 너무 부셔 온 세상이 깜깜하구나.
어쩌자고 나는 발광체가 된 것일까.
지척의 네 모습조차 볼 수도 없는
네가 나를 보아도
나는 나를, 너를
볼 수도 없는 이 외로움
내 안에 있는 것이란 있는 것 다 용트림하여
발광(發光)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빛을 끈다.
나를 재우고 가라앉혀
내 안에 있는 것이란 있는 것 다 잠금쇠를 건다.
깜깜한 내 안에 내가 보인다.
깜깜해진 내게 너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도 날 못 보아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 아늑함,
이 또한 외롭기는 하다.
그래도 지금은 내 등불을 꺼야할 때
너의 등불을 밝혀야 할 때
사랑이란 너를 발광(發光) 시키는 일이기에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579 | Feminism in Sylvia Plath’s "Daddy" | 이월란 | 2014.05.28 | 17625 |
10578 |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 이월란 | 2014.05.28 | 8236 |
10577 | 벌초 | 김희주 | 2015.01.25 | 7081 |
10576 | 세도나 | 백선영 | 2004.09.12 | 7030 |
10575 | 쁨바 쁨바 그 사이에 | 김영교 | 2005.01.31 | 6990 |
10574 | 미주 힌인 소설연구 6 | 박영호 | 2006.06.19 | 1647 |
10573 |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 이승하 | 2005.12.19 | 1628 |
10572 | Cajun or Creole? | 이월란 | 2014.05.28 | 1411 |
10571 | 내가 죽는 꿈 | 오연희 | 2006.02.23 | 1120 |
10570 | 정현종의 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조만연.조옥동 | 2005.01.12 | 1052 |
10569 | 채송화 | 차신재 | 2014.10.01 | 1021 |
10568 | 돈 언니 | 김영강 | 2006.02.23 | 980 |
10567 | - 내 사랑 진희 - | 이 상옥 | 2006.05.15 | 883 |
10566 | 미주 한인소설 연구 (5) | 박영호 | 2006.02.27 | 865 |
10565 | 이런 날은 | 정국희 | 2015.01.12 | 777 |
10564 | 재외 동포 문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 | 박영호 | 2004.08.23 | 761 |
10563 | 타인의 축제 | 김영문 | 2007.09.30 | 743 |
10562 | 감 | 김영교 | 2005.12.23 | 722 |
10561 | 파리 | 정해정 | 2006.02.10 | 692 |
10560 | 알래스카 여행 이야기 | 정찬열 | 2005.11.23 | 6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