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2004.10.27 06:08
주차장에서
장태숙
진공청소기처럼 훅 빨려 들어간다
위험한 삶들이 순한 짐승처럼 엎드려 있는 동굴
원시와 문명이 합체 된 내가 흡입된다
신전의 기둥처럼 곳곳이 우뚝 선 두툼한 방패 벽 뒤
들소 길들이듯 질서정연하게 나를 주차시키고
갑옷을 벗은 내가 나를 돌아본다
수백 개의 눈동자
경계의 눈빛을 늦추지 않는
선사시대 벽화처럼 크고 작은 문자들과 화살표
그 길을 따라 걷는 열쇠꾸러미들
동굴 밖으로 통하는 모퉁이에서 신호를 쏘아 올리듯
짧은 휘파람 소리를 낸다
그 곳에 나를 두고 나온다
두고 온 나와 바깥세상으로 걸어 나오는 나
안전은 그곳에서만 유효하다
환풍 되지 못하고 눅눅한 곰팡내 번져 가는
지하 단칸방 같은 따뜻한 집
세상의 비수에 상한 몸 추스르며
또 다른 사냥감 찾아 발진을 시도 할
장태숙
진공청소기처럼 훅 빨려 들어간다
위험한 삶들이 순한 짐승처럼 엎드려 있는 동굴
원시와 문명이 합체 된 내가 흡입된다
신전의 기둥처럼 곳곳이 우뚝 선 두툼한 방패 벽 뒤
들소 길들이듯 질서정연하게 나를 주차시키고
갑옷을 벗은 내가 나를 돌아본다
수백 개의 눈동자
경계의 눈빛을 늦추지 않는
선사시대 벽화처럼 크고 작은 문자들과 화살표
그 길을 따라 걷는 열쇠꾸러미들
동굴 밖으로 통하는 모퉁이에서 신호를 쏘아 올리듯
짧은 휘파람 소리를 낸다
그 곳에 나를 두고 나온다
두고 온 나와 바깥세상으로 걸어 나오는 나
안전은 그곳에서만 유효하다
환풍 되지 못하고 눅눅한 곰팡내 번져 가는
지하 단칸방 같은 따뜻한 집
세상의 비수에 상한 몸 추스르며
또 다른 사냥감 찾아 발진을 시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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