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2004.10.31 16:01
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홍인숙(그레이스)
1.
떠날 것은 떠나보내고 동면으로 향한 발걸음조차 가벼운 것
은 가을이란 낯설지 않은 이름 때문. 사랑이 떠나가고 사람이
떠나가도 찬란했던 날들이 눈물을 가릴 수 있는 것은 풍만한 젖
가슴처럼 농익은 열매를 안고 있는 가을이란 풍성한 이름 때문.
봄 벚꽃 아래 환희와 여름 부둣가의 낭만이 지는 해 따라 사라
지고 그 사람 아직도 바라보게 하건만 더는 외로움이 아닌 것은
기다림도 아름다운 가을이란 향긋한 이름 때문.
2.
가을엔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용서 받을
수 있어야 하리. 미련 없이 떠날 것은 떠나보내고 이별의 두려
움을 잊을 수 있어야 하리. 비명 한 번 없이 제 살점 뚝뚝 떨어
내는 나무들의 용기를 보라. 어미의 품에서 떨어져 나비의 군무
처럼 흩날리는 낙엽의 자유로움을 보라. 찬란했던 여름의 잔재
를 훌훌 털어내고 동면으로 향한 발걸음조차 씩씩한 나무들을
바라보라. 오늘도 호올로 목이 메인 그대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259 | 행복한 무기수------------------신문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8 | 붉어져가는 기억들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7 | 너에게 갇혀서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6 | 기다림에 대하여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5 | 가을이 오면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4 | 꽃그늘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3 |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2 | 운명에게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1 | 파도 2 | 이월란 | 2008.05.10 | 0 |
10250 | 철새는 날아가고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9 | 막장드라마 2(견공시리즈 16) | 이월란 | 2009.08.25 | 0 |
10248 | 어떤 하루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7 | 세월도 때론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6 | 그대여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5 |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4 | 미라 (mirra)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3 | 사실과 진실의 간극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2 | 스승의 날이면 생각나는 선생님 | 이승하 | 2008.05.14 | 0 |
10241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 이월란 | 2008.05.10 | 0 |
10240 | 가을짐승-------------시사,신문,시집2 | 이월란 | 2008.05.10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