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보며

2004.11.10 07:34

오연희 조회 수:62 추천:5



창밖을 보며/오연희

창틀 안에
남자 몇이 모여
갖혀 있던 눅눅한 가슴 
담배 연기로 날려 보내고 있다

영어라는 표준어 앞에 기죽어 있던
그들의 방언이 깔깔거리고
성깃성깃 물든 단풍잎 사이로 
팔랑이던 바람 
창 틈으로 스며든다 

휴식 시간 지난지 한참인데 
창틀 그림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그들
쪽빛 가을 하늘이 
창틀 가까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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