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펠리 피리소리
2004.11.07 19:23
코코펠리 피리 소리
밤늦게 글 없는 책을 보다가 달아난 글자들을 찾아 미궁속으로 들어가 헤매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따라 해변으로 나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나는 비로소 바다를 향해 긴 휘파람을 불다가 불다가,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내 휘파람 소리와도 같은 코코펠리 피리 소리에 홀리고, 나는 마침내 빛깔 고운 사바나를 두른 나귀를 타고 뚜벅 뚜벅 고국의 붉은 가을산을 찾아간다.
천상같은 무주 구천동, 내장산 단풍보다 더 빛이 곱다는 설악산 피빛 단풍그늘을 찾아 들어가, 오색 풀어놓은 찬물 속에 두 손도 담그고, 쪽빛 하늘도 보면서 이 세상에 없는 빛깔도 보고, 달 같은 내 여인도 만나, 소매끝에 숨겨간 이 세상 고운 빛깔조각도 두 손에 쥐어도 주고, 손을 마주잡고 달밝은 산정을 오른다.
오, 달 떠오르는 산정, 꿈속에 꾸는 꿈, 푸른 안개 덮인 밤바다와도 같은 아득한 산해 (山海)의 모습, 그 속을 떠도는 한조각 구름같은 나, 어쩌면 전생을 다시 사는 것도 같고, 저승을 미리 사는 것도 같은 천상의 꿈속에서 나는 잠시 몽환을 즐긴다
코코펠리(Cocopelle)ㅡ 행운을 불러온다는 길고 큰 피리를 불고 다녔다는 전설 속의 키작은 곱사 원주민.
사반나 ㅡ 나귀 등을 덮는 빛깔 고운 두꺼운 천
밤늦게 글 없는 책을 보다가 달아난 글자들을 찾아 미궁속으로 들어가 헤매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따라 해변으로 나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나는 비로소 바다를 향해 긴 휘파람을 불다가 불다가,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내 휘파람 소리와도 같은 코코펠리 피리 소리에 홀리고, 나는 마침내 빛깔 고운 사바나를 두른 나귀를 타고 뚜벅 뚜벅 고국의 붉은 가을산을 찾아간다.
천상같은 무주 구천동, 내장산 단풍보다 더 빛이 곱다는 설악산 피빛 단풍그늘을 찾아 들어가, 오색 풀어놓은 찬물 속에 두 손도 담그고, 쪽빛 하늘도 보면서 이 세상에 없는 빛깔도 보고, 달 같은 내 여인도 만나, 소매끝에 숨겨간 이 세상 고운 빛깔조각도 두 손에 쥐어도 주고, 손을 마주잡고 달밝은 산정을 오른다.
오, 달 떠오르는 산정, 꿈속에 꾸는 꿈, 푸른 안개 덮인 밤바다와도 같은 아득한 산해 (山海)의 모습, 그 속을 떠도는 한조각 구름같은 나, 어쩌면 전생을 다시 사는 것도 같고, 저승을 미리 사는 것도 같은 천상의 꿈속에서 나는 잠시 몽환을 즐긴다
코코펠리(Cocopelle)ㅡ 행운을 불러온다는 길고 큰 피리를 불고 다녔다는 전설 속의 키작은 곱사 원주민.
사반나 ㅡ 나귀 등을 덮는 빛깔 고운 두꺼운 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99 | 루돌프 사슴 | 백선영 | 2004.11.11 | 176 |
298 | 팜스프링(palm spring)의 밤 | 백선영 | 2004.11.11 | 114 |
297 | ○ 팜 스프링스 | 이주희 | 2012.08.24 | 73 |
296 | 9월의 가계부 | 백선영 | 2004.11.11 | 122 |
295 | 호박꽃 호박잎 | 백선영 | 2004.11.11 | 296 |
294 | 왜냐고 예? | 백선영 | 2004.11.11 | 160 |
293 | 이사 준비 | 백선영 | 2004.11.11 | 105 |
292 | 가을 묵상 | 전지은 | 2004.11.11 | 129 |
291 | 지금 그 길은/이재범목사 영전에 | 김영교 | 2004.11.11 | 156 |
290 | 낙엽주(落葉酒) | 오연희 | 2004.11.10 | 87 |
289 | 아름다운 초상(肖像) | 박영호 | 2004.11.07 | 495 |
» | 코코펠리 피리소리 | 박영호 | 2004.11.07 | 261 |
287 | 산 | 박영호 | 2004.11.07 | 129 |
286 | 겨울 나무 | 박영호 | 2004.11.07 | 145 |
285 | 미주 한인문학의 실상 | 박영호 | 2004.11.07 | 362 |
284 | 사람만도 못한 놈 | 정찬열 | 2004.12.01 | 84 |
283 | 창밖을 보며 | 오연희 | 2004.11.10 | 67 |
282 | 사망 증명서* | 고대진 | 2004.11.10 | 200 |
281 | 산을 내려오며 | 박정순 | 2004.11.08 | 67 |
280 | 우리의 예배 | 문인귀 | 2004.11.08 | 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