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0 18:48

풍성한 불경기

조회 수 2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성한 불경기/강민경

 

 

         시간을 아끼려고

 뒷문으로 나와 걷는데

 길 위에 뒹구는 아기 머리통만 한

 석류 몇 개, 쩍 벌어진 틈으로 보이는

 홍 보석 같은 붉은 알이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울 밖으로 뻗은 나무에

 가지가 휘도록 버려져 있는 석류가

 수확 시기를 넘긴 듯 틈을 가르고

 금방 쏟아져 나올 듯, 급한 것을 보면서

 내가 주인이라면

 벌써 따다가 석류 주라도 담았을 텐데

 조바심 내는 내 마음을 알아챘는가!

 새들, 가지에서 가지로 옮기며

 즐기는 사랑의 키스라니! 주둥이가 벌겋다

 

 저들에겐 불경기를 모르는 풍성함인데

 사람들은 불경기라면서도

 새들에게 혹은 다람쥐에게는 후한 것을 보면

 굶주리는 불경기가 아니라 풍성한 불경기다

 

 떨어진 석류 몇 개 중에서 못생기고

 작은 것 하나를 도로 그 자리에 남기며

 예다 이것도 너희가 먹으렴 하고, 돌아서는

 내 선심에 아랑곳하지 않는

 새들은 내 풍성한 불경기엔 관심도 없다    

 

   


  1.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Date2020.06.12 Category By泌縡 Views205
    Read More
  2.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Date2023.01.03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205
    Read More
  3.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Date2023.10.24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205
    Read More
  4. 바위산에 봄이

    Date2013.04.10 By강민경 Views206
    Read More
  5. 아침의 여운(餘韻)에

    Date2016.03.19 Category By강민경 Views206
    Read More
  6.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Date2020.01.11 Category By泌縡 Views206
    Read More
  7. 불멸의 하루

    Date2006.03.24 By유성룡 Views207
    Read More
  8. 전지(剪枝)

    Date2007.01.18 By성백군 Views207
    Read More
  9.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Date2008.04.06 By강민경 Views207
    Read More
  10. 미음드레*

    Date2008.04.28 By이월란 Views207
    Read More
  11. 억세게 빡신 새

    Date2013.11.21 Category By성백군 Views207
    Read More
  12. 가을 편지 / 성백군

    Date2018.10.11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207
    Read More
  13. 하나를 준비하며

    Date2007.10.06 By김사빈 Views208
    Read More
  14. 이별이 지나간다

    Date2008.04.10 By이월란 Views208
    Read More
  15. 등외품

    Date2014.01.06 Category By성백군 Views208
    Read More
  16. 낙화.2

    Date2015.03.05 Category By정용진 Views208
    Read More
  17. 나를 먼저 보내며

    Date2018.10.21 Category By강민경 Views208
    Read More
  18. 자동차 정기점검 / 성백군

    Date2019.05.21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208
    Read More
  19. 이상기온 / 성백군

    Date2019.07.23 Category By하늘호수 Views208
    Read More
  20. 남은 길

    Date2022.01.26 Category By헤속목 Views20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