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랜치 공원에서
2004.12.08 08:25
화이트 랜치 공원에서/오연희
떠나가는 가을
덤덤한 두 가슴에 불어오는 바람
일상의 수레바퀴 잠시 멈추고
화이트 랜치 팍으로 향했다
반듯하고 넓은 길, 산 위의 저택들
그 사이 은밀하게 나 있는 등산로
한 발자욱 내 딛을 때마다
풋풋한 흙 기운 온몸으로 퍼져온다
삼삼오오 스치는 하이킹족들
건네오는 파란 하늘의 눈빛
구리빛 얼굴에 퍼지는 싱싱한 웃음
온통 젊은 산이다
나무 가지에 소세지를 끼운 부들
삐죽삐죽한 호랑이발톱 가시나무 이파리
끝이 연필촉처럼 뾰족한 도토리
나뭇가지에는
하얀 나방이 집
서로 몸 부비는 갈대들
겨울바람도 덥혀 가겠다
정상에는
빛 바랜 벤치가 있고
상수리 나무에 새겨있는 두이름
뜨겁던 사랑 빨갛게 배어난다
우리 가슴에도
사랑의 불씨 번져와
함께 타오르는
산
2004년 11월 20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279 | 사람만도 못한 놈 | 정찬열 | 2004.12.01 | 75 |
10278 | 한국인, 미국을 점령하다? | 정찬열 | 2004.12.01 | 157 |
10277 | 흔들리던 가을 뒤에* | 박경숙 | 2004.12.01 | 74 |
10276 | 시(詩) | 백선영 | 2004.12.03 | 73 |
10275 | 창문(窓門) | 백선영 | 2004.12.03 | 101 |
10274 | 내가 읽은 시집 / 함동진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2.06 | 242 |
10273 | 내 안의 바다 -홍인숙 시집 / 이재상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2.06 | 220 |
10272 | 실종 | 최영숙 | 2004.12.08 | 183 |
10271 | 날개소리 | 김혜령 | 2004.12.08 | 91 |
» | 화이트 랜치 공원에서 | 오연희 | 2004.12.08 | 149 |
10269 | 설야(雪夜) | 정용진 | 2004.12.09 | 116 |
10268 | 쌈밥 | 김영교 | 2004.12.09 | 258 |
10267 | 현대시사에 대한 요약 ll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 길버트 한 | 2004.12.10 | 418 |
10266 | 먼지 | 김영교 | 2004.12.10 | 101 |
10265 | 여행 | 김영교 | 2004.12.11 | 85 |
10264 | 성탄의 종소리 울려 퍼지니 | 조만연.조옥동 | 2004.12.11 | 135 |
10263 | 토함산 미소 (석굴암 좌불앞에서) | 최석봉 | 2004.12.12 | 147 |
10262 | 찻집 "귀천" | 최석봉 | 2004.12.12 | 378 |
10261 | 도리깨질 리더같은 농촌지도자룰 | 정찬열 | 2004.12.14 | 249 |
10260 | 조용히 숙인 머리 | 김영교 | 2004.12.15 | 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