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귀천"
2004.12.12 00:34
서울
인사동 일요일은
사람들의 홍수 같다
아래서 위로 밀려 오르고
위에서 아래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나도
폰타나 바람따지
우리 집 처마에 풍경하나 달아볼 양으로
인사동에 갔다가 그만 휩쓸려 가는데
하늘로 돌아간
시인 천상병 찻집 "귀천"을 만났다
출입문 밀치고 들어서니
비좁은 홀에는 십여명 손님으로 꽉 차 있었다
안쪽엔 대학생 차림의 서너명 시선이 따스하고
앞쪽에는 승복을 정갈하게 입은 스님이
잘 차려 입은 부인들과 담소하고 있었다
문 옆에는 아직 앳띤 남매가
아버지랑 차를 마시고
시인의 각시는 차 향 속에 곱게 늙어가고 있었다
대추차 모과차 한잔에 사천원 찻값이
입을 크게 버리고 웃는 시인과 나란히
우습고 슬프게 벽에 붙어 있었다
아 -
허름한 인사동 "귀천" 찻집
인사동 일요일은
사람들의 홍수 같다
아래서 위로 밀려 오르고
위에서 아래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나도
폰타나 바람따지
우리 집 처마에 풍경하나 달아볼 양으로
인사동에 갔다가 그만 휩쓸려 가는데
하늘로 돌아간
시인 천상병 찻집 "귀천"을 만났다
출입문 밀치고 들어서니
비좁은 홀에는 십여명 손님으로 꽉 차 있었다
안쪽엔 대학생 차림의 서너명 시선이 따스하고
앞쪽에는 승복을 정갈하게 입은 스님이
잘 차려 입은 부인들과 담소하고 있었다
문 옆에는 아직 앳띤 남매가
아버지랑 차를 마시고
시인의 각시는 차 향 속에 곱게 늙어가고 있었다
대추차 모과차 한잔에 사천원 찻값이
입을 크게 버리고 웃는 시인과 나란히
우습고 슬프게 벽에 붙어 있었다
아 -
허름한 인사동 "귀천" 찻집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9 | 도리깨질 리더같은 농촌지도자룰 | 정찬열 | 2004.12.14 | 249 |
» | 찻집 "귀천" | 최석봉 | 2004.12.12 | 378 |
317 | 토함산 미소 (석굴암 좌불앞에서) | 최석봉 | 2004.12.12 | 147 |
316 | 성탄의 종소리 울려 퍼지니 | 조만연.조옥동 | 2004.12.11 | 135 |
315 | 여행 | 김영교 | 2004.12.11 | 85 |
314 | 먼지 | 김영교 | 2004.12.10 | 101 |
313 | 현대시사에 대한 요약 ll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 길버트 한 | 2004.12.10 | 418 |
312 | 쌈밥 | 김영교 | 2004.12.09 | 258 |
311 | 설야(雪夜) | 정용진 | 2004.12.09 | 116 |
310 | 화이트 랜치 공원에서 | 오연희 | 2004.12.08 | 149 |
309 | 날개소리 | 김혜령 | 2004.12.08 | 91 |
308 | 실종 | 최영숙 | 2004.12.08 | 183 |
307 | 내 안의 바다 -홍인숙 시집 / 이재상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2.06 | 220 |
306 | 내가 읽은 시집 / 함동진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2.06 | 242 |
305 | 창문(窓門) | 백선영 | 2004.12.03 | 101 |
304 | 시(詩) | 백선영 | 2004.12.03 | 73 |
303 | 흔들리던 가을 뒤에* | 박경숙 | 2004.12.01 | 74 |
302 | 한국인, 미국을 점령하다? | 정찬열 | 2004.12.01 | 157 |
301 | 사람만도 못한 놈 | 정찬열 | 2004.12.01 | 75 |
300 | 기러기 엄마 | 정찬열 | 2004.12.01 | 4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