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나침반

2004.12.20 13:44

김영교 조회 수:69 추천:12

지난 해
케롤을 함께 불렀던 젊은 목회자
올 가을 낙엽이 되어 처연히 가버린 자리에
어김없이 찾아온 크리스마스
그지붕 추녀에
대책없이 달려있는 기억의 고드름


확대경은 내 속을 비추느라 바쁘다
헤진 신발이 관계를 힘들게 할 때 마다
침묵하지 못한 발걸음
가는 곳마다 선혈이 낭자하다
흘러
저 아래
밟히기만 하는 흙
낮은 자리 부둥켜 안은 뿌리
그 크기만큼
뻗는 힘 보인다

나무처럼
여러겹의 생명을 사는
계절
방향을 고추세우는
그가 선물로 남기고 간
길 나침반은
길이 끝난곳에 길이 된 사람이었다

내 12월 가슴에
그토록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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