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숙인 머리

2004.12.15 12:36

김영교 조회 수:86 추천:8

늘 나의 짐이 너무 많아
타인의 짐을 도와 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나의 짐이 나를 눌러
그 무게에 숨이 막혀옵니다

그래도
숙여지지 않는 머리
빳빳하게 곧은 목
허리는 결코 굽힌 적이 없습니다

샤론의 꽃향기 가득한 마음엔
갈보리 언덕의 그 십자가 떠오릅니다
주님의 숙인 머리
언제나 굽히시던 허리
늘 흙발이셨습니다

당신의 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넓게 벌린 양팔과
그 가슴은
우리의 모든 짐 맡으시려 몽땅 내 놓으셨습니다

당신의 찔림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고
당신의 죽음으로 세상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 순간 여기에 계시는 당신
마음 열고 머리 숙여 당신 닮기를 원하옵니다
섬김의 기쁨 가운데
감사의 떨림 가운데
진정 당신 성품에 젖어사는 남은 삶이기를
간절히 기도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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