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숙인 머리

2004.12.15 12:36

김영교 조회 수:86 추천:8

늘 나의 짐이 너무 많아
타인의 짐을 도와 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나의 짐이 나를 눌러
그 무게에 숨이 막혀옵니다

그래도
숙여지지 않는 머리
빳빳하게 곧은 목
허리는 결코 굽힌 적이 없습니다

샤론의 꽃향기 가득한 마음엔
갈보리 언덕의 그 십자가 떠오릅니다
주님의 숙인 머리
언제나 굽히시던 허리
늘 흙발이셨습니다

당신의 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넓게 벌린 양팔과
그 가슴은
우리의 모든 짐 맡으시려 몽땅 내 놓으셨습니다

당신의 찔림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고
당신의 죽음으로 세상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 순간 여기에 계시는 당신
마음 열고 머리 숙여 당신 닮기를 원하옵니다
섬김의 기쁨 가운데
감사의 떨림 가운데
진정 당신 성품에 젖어사는 남은 삶이기를
간절히 기도하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9 웃는 일 백선영 2005.01.01 21
338 촛불 백선영 2005.01.01 33
337 빗소리 백선영 2005.01.01 21
336 위로 치솟는 작은 몸짓 김영교 2005.01.01 46
335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전재욱 2005.01.01 55
334 저 소나무 문인귀 2004.12.31 123
333 보름달만 보면 김영교 2004.12.30 26
332 나 팔 꽃 천일칠 2004.12.30 30
331 전해주지 못한 봉투 정찬열 2004.12.29 113
330 어머니의 설날 강학희 2004.12.27 67
329 봄의 길목에 이르도록 강학희 2004.12.27 53
328 굴러가는 것은 강학희 2004.12.27 60
327 또 하나의 고별 전재욱 2004.12.27 45
326 홍삼차 김영교 2004.12.25 66
325 41년만의 데이트 신청 조만연.조옥동 2004.12.24 210
324 그날이 오면 오연희 2004.12.24 209
323 내 속을 헤엄치는 은빛 지느러미 김영교 2004.12.23 120
322 <한국일보.신년시> 샌디에고의 아침 정용진 2004.12.21 139
321 12월의 나침반 김영교 2004.12.20 69
» 조용히 숙인 머리 김영교 2004.12.15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