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에 이르도록
2004.12.27 12:56
봄의 길목에 이르도록 / 강학희
거리의 낙엽들
하나 둘 겨울의 문턱을 서성이고
지구도 몸을 삭힐 사이 없는지
굵은 얼음덩이로 몸을 터는데
한 장의 카드로도 돌아오지 않는
매정한 당신, 비로써 기다림을 여미고
아쉬움의 끈을 놓으면
그제야 허허한 공복으로 눕는 그대
고픔은 당신께 내미는 내 화해의 악수
찔림 같이 쩌릿한 전율,
사랑의 손에 걸린 가시이다
겨울엔 잠시 멈추어
몸의 뿌리를 돌보는 한 그루 나목
헐거워진 허리춤 추스르며
고픔을 열심히 다독여보리
안과 밖, 열기의 차이
습한 가슴 닦아내며
또다시 기다림을 입히는 겨울,
겨울엔 성급히 악수하지 말고
고픔이 익어 터질 때까지 향을 익혀보리
핏빛 멍울 터뜨리는 한그루의 벚나무
봄의 길목에 이르도록.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579 | Feminism in Sylvia Plath’s "Daddy" | 이월란 | 2014.05.28 | 17625 |
10578 |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 이월란 | 2014.05.28 | 8236 |
10577 | 벌초 | 김희주 | 2015.01.25 | 7081 |
10576 | 세도나 | 백선영 | 2004.09.12 | 7030 |
10575 | 쁨바 쁨바 그 사이에 | 김영교 | 2005.01.31 | 6990 |
10574 | 미주 힌인 소설연구 6 | 박영호 | 2006.06.19 | 1647 |
10573 |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 이승하 | 2005.12.19 | 1628 |
10572 | Cajun or Creole? | 이월란 | 2014.05.28 | 1411 |
10571 | 내가 죽는 꿈 | 오연희 | 2006.02.23 | 1120 |
10570 | 정현종의 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조만연.조옥동 | 2005.01.12 | 1052 |
10569 | 채송화 | 차신재 | 2014.10.01 | 1021 |
10568 | 돈 언니 | 김영강 | 2006.02.23 | 980 |
10567 | - 내 사랑 진희 - | 이 상옥 | 2006.05.15 | 883 |
10566 | 미주 한인소설 연구 (5) | 박영호 | 2006.02.27 | 865 |
10565 | 이런 날은 | 정국희 | 2015.01.12 | 777 |
10564 | 재외 동포 문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 | 박영호 | 2004.08.23 | 761 |
10563 | 타인의 축제 | 김영문 | 2007.09.30 | 743 |
10562 | 감 | 김영교 | 2005.12.23 | 722 |
10561 | 파리 | 정해정 | 2006.02.10 | 692 |
10560 | 알래스카 여행 이야기 | 정찬열 | 2005.11.23 | 6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