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2005.01.04 06:45

장태숙 조회 수:89 추천:4

  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장태숙

첫울음 터지던 그날처럼
굵은 빗방울 석류나무 잎사귀 후둑이는 오늘
붉은 장미 마흔 여덟 송이 내게로 왔다
눈물 매단 꽃봉오리
꽃잎 켜켜로 마흔 여덟 해 시간의 색깔들
각각의 몸짓으로 챙강챙강 울고
한 송이마다 응축 된 한 해 한 해가
비디오 테이프처럼 재생을 시작한다
꽃 속 거울에 내가 앉아있다
몇 번의 봄날이 스쳐갔던가
우화등선하던 날에도 꽃 진 슬픔
심연에 남아 물 끓는 소리 맹렬했던가
수많은 벼랑 끝 유목민 터진 맨살로
바람이 바람 부르듯 걸어왔던가
상처보다 잔인한 욕망이 붕대처럼 허리를 감싸고
들큰한 기억의 매듭
오래 된 계단 삐꺽이며 내려 와
희미하게 퇴색되어 가는 오늘
내 생이 빗물에 차가워지는
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39 만개(滿開) 김영교 2005.01.02 27
» 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장태숙 2005.01.04 89
10237 가을 호수 1 / 석정희 석정희 2005.01.05 37
10236 女心 여심 1 / 석정희 석정희 2005.01.05 27
10235 늦가을 저녁무렵 장태숙 2005.01.06 115
10234 고요 속의 파문 장태숙 2005.01.06 318
10233 새해의 축복을 비는 마음 조만연.조옥동 2005.01.06 338
10232 너와 내 마음이 하나로 / 석정희 석정희 2005.01.07 97
10231 멀리서 듣는 숨소리 / 석정희 석정희 2005.01.07 112
10230 들풀 박영호 2005.01.08 137
10229 유년의 빛깔 박영호 2005.01.08 189
10228 채석장 (2) 박영호 2005.01.08 181
10227 1-9 김동찬 2005.01.09 83
10226 비오는 날에 문인귀 2005.01.10 74
10225 남편과 호들갑이 <수정본 2011년> 김영강 2005.01.10 69
10224 ,나의 천적은 누구인가 정찬열 2005.01.10 104
10223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81
10222 장 마 천일칠 2005.01.11 35
10221 녹차를 마시며 오연희 2005.01.12 46
10220 비오는 날에 오연희 2005.01.12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