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2005.01.04 06:45

장태숙 조회 수:89 추천:4

  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장태숙

첫울음 터지던 그날처럼
굵은 빗방울 석류나무 잎사귀 후둑이는 오늘
붉은 장미 마흔 여덟 송이 내게로 왔다
눈물 매단 꽃봉오리
꽃잎 켜켜로 마흔 여덟 해 시간의 색깔들
각각의 몸짓으로 챙강챙강 울고
한 송이마다 응축 된 한 해 한 해가
비디오 테이프처럼 재생을 시작한다
꽃 속 거울에 내가 앉아있다
몇 번의 봄날이 스쳐갔던가
우화등선하던 날에도 꽃 진 슬픔
심연에 남아 물 끓는 소리 맹렬했던가
수많은 벼랑 끝 유목민 터진 맨살로
바람이 바람 부르듯 걸어왔던가
상처보다 잔인한 욕망이 붕대처럼 허리를 감싸고
들큰한 기억의 매듭
오래 된 계단 삐꺽이며 내려 와
희미하게 퇴색되어 가는 오늘
내 생이 빗물에 차가워지는
지금 나는 수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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