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2012.02.20 04:13
고독은 죄이다
책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밑줄쳐진 니이체의 말
거기 있어 나눠 봅니다
사라지지 않는 반가움을 안으로 다스려
이따금씩 몰려드는 쓸쓸함에게 보낸다
그대로 인해 즐거웠던 한 때
시집 여백에 쓰여있던 이것도 건네 봅니다
햇살 속에서 춤추는 먼지... 쌓인 설거지...
웃음배인 그대 옷가지들... 온기처럼 때 낀 목욕실...
노란 메모지에 적혀있던
빛 바랜 이것도 전송해 봅니다
날이 저물고 다시 날이 밝고
날이 밝고 다시 날이 저물고
빛과 어둠 사이
기도하는 손
시를 쓰는 손
쌀을 헹구는 손
사랑을 부르는 손
시간이 손에 붙들려 응답이 되는
편지가 되고 밥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이것도
다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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