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2012.02.20 04:13

안경라 조회 수:290 추천:9

고독은 죄이다 책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밑줄쳐진 니이체의 말 거기 있어 나눠 봅니다 사라지지 않는 반가움을 안으로 다스려 이따금씩 몰려드는 쓸쓸함에게 보낸다 그대로 인해 즐거웠던 한 때 시집 여백에 쓰여있던 이것도 건네 봅니다 햇살 속에서 춤추는 먼지... 쌓인 설거지... 웃음배인 그대 옷가지들... 온기처럼 때 낀 목욕실... 노란 메모지에 적혀있던 빛 바랜 이것도 전송해 봅니다 날이 저물고 다시 날이 밝고 날이 밝고 다시 날이 저물고 빛과 어둠 사이 기도하는 손 시를 쓰는 손 쌀을 헹구는 손 사랑을 부르는 손 시간이 손에 붙들려 응답이 되는 편지가 되고 밥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이것도 다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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