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스 수녀님에게
2012.02.20 02:15
창숙아!
나보다 훨씬 믿음이 강하고 주님과 깊이 교통하는 너 이기에 묵상 가운데 늘
주님의 위로를 받고 있는 줄 믿는다.
그래. 우리의 힘듦은 육제의 고난이 아니라 정신의 나약함에서 오는 절망이지.
소망이 없는 낙망의 마음이 늘 문제이지.
그러나 그러한 나약한 우리의 마음까지도 주님은 다 아시찮아 그치?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과 손길과 관심이 너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통해 전달되고 있는줄 믿는다.
창숙아! 이제 무비자 시대찮니.
내가 비행기표 보내줄께 놀러 와! 항암치료 끝나면 알았지!!
여권도 전자여권이라서 하루면 나온다 하더라.
이곳에 내가 잘 아는 분…. 천주교 신자 이신데 그 분이랑 얘기도 많이 나누고
맛 있는 것도 사먹고 좋은데도 놀러 가고….
꼭 계획하고 있어. 알았지? 네가 온다면 난 기분이 좋아서 아마 며칠 잠도 못 잘것 같다.
경미가 이번 여름에 올 계획이다. 그 편에 너도 함께 올 수 있을까??
늘 기억하며 기도 하고 있어. 너를 위해서는 ‘목요일’날 기도하고 있단다.
아참. 성희한테도 기도부탁 했어. 아마도 벌써 성희로 부터 E-Mail 을 받았을지도 모르겠군.
걔는 얼마전 기도원으로 기도하러 갔었다고 하더군. 신앙심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더라. 큰 딸 예은이는 한동대학 들어가고…
그 대학에 대해서는 ‘갈대상자’라는 책을 통해서 이미 잘 알고 있었지.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아라.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옛날과 같은 미련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고.
주섭씨는 많이 달라졌어. 아마도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아이들도 잘 크고
신앙생활 (교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단다. 키타치며 찬양리더로 봉사하고
기타 여러가지…)에도 만족 하고 있어서인지 전과 같지는 않아.
나의 문학활동도 그렇게 반대하지는 않고…. 나도 가능하면 밤에는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가끔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체력적으로 밤 모임이 좀 힘들다. 그래서 낮 모임 위주로 활동하고 있어.
오늘도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재상-수필가)이 L.A.에서 book sign회 (책, ‘영혼 건드리기’ ‘아이들의 그림’)를 갖는다기에 다녀왔다. 이 분도 신실한 카톨릭 신자셔.
혹 한국에서도 사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사순절이라 나의 마음도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다.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한껏 생각하며 감사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 ‘십자가 사랑’으로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길 빈다.
발신인 주소를 보니 그곳에서 너와 만났던 기억이 새롭구나.
이처럼 ‘안다는 것’은 때로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기쁨이 되는지 모른다. 전에는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나 잘 그려지니 그 그림속에 있는 너 또한 잘 볼 수 있으니 말야.
그러니 너도 꼭 나 있는 곳에 다녀 가야 해 알았지?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
어두운 기억으로 인해 아파하는 것은 주님이 주신 마음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어둠-악한 영’이 주는 것이니 가능하면 빨리 떨쳐 버리도록
유쾌한 책을 읽던가 방송프로를 보던가 하면 어떨까 싶다. 나 또한 그렇게 하고 있으니…
난 몇 시간이고 앉아서 피아노 친단다.
나름대로 좋은, 힘 있는, 유익한 방법을 쓰고 있으리라.
창숙아! 언제까지나 힘내!!!!!!
그리고 빨리 만나자!!!!! 하하하하하하하!!!
우리의 우정. 그리고 너. 사랑한다!!!!!
여호와 평강!
여화와 닛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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