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2012.05.24 13:03
죽은 자 만이 강물을 따라 흐를 수 있다네
살아서 나를 찌르는 검은 기억
피도 없는 것이 뼈도 살도 아닌 것이
솔잎처럼 새파랗게 살아서
내 안에 돋아나서
인생이 또 멈춰지네
죽음의 문 세상 옷을 통과 시키지 않네
누옥과 거기 누웠던 아버지
사월이면 무성희 번지는 슬픔 하나
나의 그이가 이제 중년이 되었네 미워할 수 없는
거꾸로 매달리는 아버지가 되었네
번쩍이는 날 선 칼
죽은 자 만이 강물을 따라 흐를 수 있다네
노래 부르며 잡초를 뽑네
구멍마다 솟아난 가시를 잡아 빼네
번쩍이는 날 선 말씀
죽은 자 만이 강물을 따라 흐를 수 있다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 | 짧은 편지 | 안경라 | 2012.02.20 | 432 |
18 | 버리시고 | 안경라 | 2012.02.20 | 268 |
17 | 처럼 | 안경라 | 2012.02.20 | 258 |
16 | 에벤에셀 | 안경라 | 2012.02.20 | 262 |
15 | 다시 봄에 | 안경라 | 2012.02.20 | 341 |
14 | 이것도 | 안경라 | 2012.02.20 | 266 |
13 | 하루살이 | 안경라 | 2012.04.10 | 426 |
12 | 돌 | 안경라 | 2012.04.10 | 299 |
» | 은혜 | 안경라 | 2012.05.24 | 393 |
10 | 시즌 | 안경라 | 2012.05.24 | 464 |
9 | 보(褓) | 안경라 | 2012.07.24 | 486 |
8 | 장맛비 | 안경라 | 2012.07.24 | 370 |
7 | 친구를 보내며 | 안경라 | 2012.09.21 | 656 |
6 | 아직도 널 기다려 | 안경라 | 2012.09.21 | 624 |
5 | PC쓰레기 처리 | 안경라 | 2012.09.21 | 746 |
4 | 위로 | 안경라 | 2019.02.01 | 76 |
3 | 수선화 | 안경라 | 2019.02.01 | 84 |
2 | 한 걸음에 대한 명상 | 안경라 | 2019.02.01 | 79 |
1 | 봄비 | 안경라 | 2019.03.22 | 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