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는다는 것은

2005.01.12 12:07

김영교 조회 수:116 추천:6

창 밖이 젖고 있다

보자기에 숨겨둔 젖은 두 눈
쏟아지는 비 속에 풀어 놨 버린 기억
빗방울속에 튀여오른다

나를 젖음에 내어준 최초의 경험은
빗소리가 울음소리를 감싸 안아
누구도 눈치 못 챈
세상이 온통 다 젖어버린
씻어내림이 었다

낮밤을 꺼꾸로 사는 오늘
젖지 않으려는 나를 끄집어내어
땅에 낮게 엎어뜨린다
저항의 몸부림을 지나 시간이 젖어든다
옷이 젖고
살갗이 젖고
영혼마저 젖어드는 순간
동화의 뮬안개
내 혈관으로 번진다
자유에의 상승이 인다
지고의 아름다움이 질펀하다

젖는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네가 되는 길이다.

-----------------------------------------------
시작노트:
젖어
냉기와 습기까지 동반한 수요일 오전
나를 눈부시게 한 소포 하나
한선희 집사님의 저서"주님, 정말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한가요?"
잘 배달되었습니다. 집사님의 영혼의 체온이 제게 번져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푹 젖었습니다. 감동에 푹 젖어들었습니다.저항없이 내자신 내 주었습니다. 감정의 이입이 순수했고 동화되버렸습니다.
나도 모르게 교감이 스파크로 번득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