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쟁

2005.01.13 17:20

홍인숙(그레이스) 조회 수:41 추천:6



    어떤 전쟁


    홍인숙(그레이스)



    시 쓰는 일보다

    보이지 않은 적과의 싸움으로 바쁜 날들

    범람하는 홍수의 무게로

    우체통을 부수고 돌격해오다

    신성한 내 영혼의 보금자리까지

    막무가내 습격해오는 끈질긴 적

    내가 태평양 너머에서 곤한 잠을 자는 시간

    대적할 수 없는 그 고국의 낮 시간이 골든타임인가

    자고나면 더욱 치열한 공격의 흔적

    삼십년 타국생활에도 그리움 놓지 않았던 모국어를

    쉴 새 없이 지우고 지우고 또 지우는

    오늘도 얼굴 없는 적과의 싸움으로 고달픈 날


    * * *
    (인터넷에 범람하는 스팸성 글을 지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