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

2008.09.17 06:10

시가 있는 하루 조회 수:316 추천:30

내 앞에 줄줄이 흘러내리는 이 달빛을 무쇠 가마솥에 부어 한밤내 엿처럼 고아보자 그런 다음 돌처럼 굳은 그것을 들고 가서 당신의 방문 열쇠 구멍에 딱 들어맞는 쇠붙인가 시험해보자 내 눈앞으로 줄줄이 달려온 저 산맥을 들어 대장간 가져가서 몇 날 며칠 담금질해보자 그런 다음 애기손가락만 하게 졸아든 그것을 들고 가서 당신의 방문 열쇠 구멍에 딱 맞는 능선인가 시험해보자 쌍계사 일주문 앞에서 땅바닥에 녹슨 못 땅땅 박으며 울지만 말고 햇빛이 몇 억 년 고았다는 열쇠 같은 저 초승달이나 쳐다보자 연금술 / 김혜순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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