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
2008.09.17 06:10
내 앞에 줄줄이 흘러내리는 이 달빛을
무쇠 가마솥에 부어 한밤내 엿처럼 고아보자
그런 다음 돌처럼 굳은 그것을 들고 가서
당신의 방문 열쇠 구멍에 딱 들어맞는 쇠붙인가 시험해보자
내 눈앞으로 줄줄이 달려온 저 산맥을 들어
대장간 가져가서 몇 날 며칠 담금질해보자
그런 다음 애기손가락만 하게 졸아든 그것을 들고 가서
당신의 방문 열쇠 구멍에 딱 맞는 능선인가 시험해보자
쌍계사 일주문 앞에서 땅바닥에
녹슨 못 땅땅 박으며 울지만 말고
햇빛이 몇 억 년 고았다는
열쇠 같은 저 초승달이나 쳐다보자
연금술 / 김혜순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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