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紅枾)

2005.10.03 01:18

수봉 조회 수:16 추천:1

노을빛으로
홍조를 띄운 감을 보면
늘 영감만을 생각하는
아내.

그와 연(緣)을 맺어
온갖 풍우잔설을 헤치며
함께 살아 온지
서른네 해
오늘은
그의 생일이다.

잡다한 사연들을
가슴속으로 삭이며
왜 그에겐
숱한 감회가 없었으랴.

인생의 온갖 고비를 넘으면서
회갑을 맞이한 아내

이아침 앞뜰에는
이를 축하라도 하듯
신혼의 향기가 서린
싱그러운 홍시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오. 오. 어느덧
우리 내외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왔구나.   <아내의 회갑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