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억
2005.10.0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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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메모:
우린 많은 경우 큰 것만 보느라 잠시만 비워도 그 부재의 공간이 썰렁하게 드러나는
이런 작은 것들을 무심히 흘려 보낸다. 그러나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것은
실상은 이렇게 아주 작은 애잔한 눈길로 자신도 잘 모를 만큼 미세한 것을 읽어주는
배려가 깔린 마음일 게다.
우리가 잊지못해 다시 떠올리는 추억들을 들춰보면 그 당사자나 사물에 대한 그리움이
라기보다는 그러한 경험들을 함께 나눌 수 없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피를 나눈 부모
형제, 자식 또는 부부라 해도 이러한 미세한 마음의 나눔이 없다면 우린 서로에대해서
끈끈한 감정의 끈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또 피 한방울 나누지 않은 남이라도 이런
교감을 느낄 때 우린 진한 우정으로 가슴이 울렁인다.
생각해보면 작은 것이 더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조차 외로움의 한 양상일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고독은 우리 삶의 촉촉한 수분의 공급원임이랴... 이젠 작은 몸짓,
작은 표현, 작은 선물등 작은 나눔들에 마음이 짜르르 몽그라지는 걸 보면 아마도 스스
로 작아져 스러질 우리 모두의 안타까움이 서서히 보이는 걸 게다.
나는 작은 것들이 좋다. 들꽃무리의 작은 얼굴, 풀벌레의 가는 울음, 허밍 버드의 쪼끄
만 노래, 이슬방울의 순간의 반짝임, 오솔길에 비친 햇살 한 줄... 이런 작은 것들이
얼비치는 조그만 얼굴들을 만날 때마다 전율에 오소소 소름이 돋고 생기가 돈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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