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
2004.08.22 14:45
어느 하루
조옥동
집안의 시간을 밖으로 바깥 시간을 안으로 나르며
하루를 드나드는 망각의 문 밖에서 만날만한 사람 만나 보고
쓸만한 물건들 만져 고르는 작은 즐거움 속에, 발끝에 묻어
배회하던 하루 햇빛 졸다 떠난 나뭇잎 언저리에 얇은 베일
덮어 주는 저녁시간, 방안에 들어와 휴식의 손을 잡으면
주머니 속에 묻어 온 세상 물정이 시끄러워, 도로 갖고 온
진실은 시든 장미보다 허약하게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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