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痕迹)
2005.06.24 18:33
흔적(痕迹)
조옥동
발자국을 되돌아본다
겨울 신발보다 깊고 넓게 파이던 눈 속의
발자취는 금세 사라지던 아쉬움 살아나고
잰걸음으로 뛰 닫던 많은 발자국 소리
파도에 씻겨 버린 모래펄의 그것은 어디서 찾을 까
땀에 젖어 오르던 산등성
오솔길의 가시덤불 아래 가려진 발자국은
뒤따르는 이들의 발 밑에서 뭉개지고
신발이 바뀔 때마다 자취도 변하여
수없이 남겨 논 내 발자국 깨끗이 지워져도
고개 돌려 바라보고 싶은 것은 그 발자국 속에
흔적 없는 시냇물 소리 간간이 들리고
빗물 질척하게 고여 피고름 같이 조려 지는
희미한 옛 얼굴 떠올리는
먼지 낀 유리를 훔쳐내는 굵어진 손마디
어쩌다 어루만져 깊은 상처 보듬어
세월의 갈피 속에 접힌 아픔을
따뜻한 슬픔을
나는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조옥동
발자국을 되돌아본다
겨울 신발보다 깊고 넓게 파이던 눈 속의
발자취는 금세 사라지던 아쉬움 살아나고
잰걸음으로 뛰 닫던 많은 발자국 소리
파도에 씻겨 버린 모래펄의 그것은 어디서 찾을 까
땀에 젖어 오르던 산등성
오솔길의 가시덤불 아래 가려진 발자국은
뒤따르는 이들의 발 밑에서 뭉개지고
신발이 바뀔 때마다 자취도 변하여
수없이 남겨 논 내 발자국 깨끗이 지워져도
고개 돌려 바라보고 싶은 것은 그 발자국 속에
흔적 없는 시냇물 소리 간간이 들리고
빗물 질척하게 고여 피고름 같이 조려 지는
희미한 옛 얼굴 떠올리는
먼지 낀 유리를 훔쳐내는 굵어진 손마디
어쩌다 어루만져 깊은 상처 보듬어
세월의 갈피 속에 접힌 아픔을
따뜻한 슬픔을
나는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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