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耳鳴)

2005.11.14 18:38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556 추천:45

이명(耳鳴)-11.

구석구석 앙앙 불락 아우성의 몸뚱이
누르면 머리 드는 스트레스 용수철
후려치면 메어치기 당기면 밀어내기 엎어지면 뒤 업고 잦혀지면 짓눌러
바로 서기 어지럽고 흔들리는 발걸음 뒷목이 꼿꼿하고 초점은 흩어지네
날 새어 오르막 길 해 지면 더 가파른
이 세상
귓속을 금관 악기 목관 악기 울리어
들려주는 이 소리 저 소리는
슬프고 아름다운 내 영혼의 노래 소리



이명(耳鳴)-1.새소리
                      

새벽길 누군가
별 밭을 쓸어 내면
솔바람
동편 하늘 황금빛 물 너울 쳐
새 떼들
푸른 징검다리 하나씩
발 앞에 놓고 가네

이명(耳鳴)-2.모기소리


지평선이 발갛게
모닥불 태운다                                                  
여름을 뒤척이며
떠날 날 헤아리니
자욱한
밤 안개 속으로
다가서는 초가을

이명(耳鳴)-3 귀뚜라미 우는소리


합창을 하자꾸나
두려움을 여울처럼
가진 것 빈손인데
젖는 가슴 무거워
너와 나
내리막 길 벼랑에 서서
한 소리로 말갛게

이명(耳鳴)-4.영사기 도는 소리


쉴 새 없이 어둠을 돌리며 필름을 감네
공중의 먼지들만
눈뜨고 깨어나
말없이
떠밀려 가는
힘없는 것들의 행진이여


이명(耳鳴)-5.젊음의 함성


착각을 일으키는
영혼의 어리석음
지우고
돌아선들
슬픔을 잊을 수가
젊음이
허옇게 찢겨지네 분노의 핏줄기로

이명(耳鳴)-6.바람소리


구차한 세상 걱정 잠시만 접으려네
둥근 달 내려놓고
가지마다 적는 사연
깊은 숨
달빛으로 풀어내는 대금산조 가락에

이명(耳鳴)-7.풀벌레 우는소리


잃어버린 길 찾아 수풀을 헤쳐 보니
풀벌레 휘파람에
땅 위엔 벌레들 뒹굴고
나 홀로
외로운 줄 알다가 동행길이
수월하다

이명(耳鳴)-8.앰뷸런스 소리


몇 옥타브 송곳으로 뚫는다
마지막 음계를
큰 바다 한세상
침몰하는 911순간
종소리 하늘까지 흔들리고
별들이 퉁겨 나고


이명(耳鳴)-9.가을 비 소리


가느다란 모가지에 화사한 봇짐 하나
달빛 아래 내려놓지 못한
외로운 연가
가시로 찌르누나
가슴 속
빗장으로 눌린 사랑의 빙점을


이명(耳鳴)-10.기적소리


그리움만 가득 싣고 뒤돌아 오는가
애태움의 실타래 끊길 듯 감아가며
여기는 SOS
꼭꼭 누른다 내 마음의 단추를
별빛은 길고 짧게 저 멀리서 신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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