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나를 삼킨다
2006.03.19 19:24
어둠이 나를 삼킨다
조 옥 동
어둠이 소리 지른다 노을을 벗으며 소리 깊은 뿌리를 내린다 대지를 움켜잡고 진통을 한다
움츠린 그늘이 허리를 펴고 어둠의 꼭지를 틀면 핏물 쏟아지는 소리 가난이 배고픔을 몰아 넣고 군불을 때던 아궁이 저 목젖이 뜨거운 초저녁 피고의 자리에 나를 앉히고 침묵의 변론을 펴는 시간 주저앉은 산 메워진 강 하늘을 끌어당긴 마천루도 빛의 한계 그 위에 드러눕는다 혓바닥이 닿도록 엎드린 절대의 겸손이 한없이 편안하다 칙칙한 장삼을 걸치고 걸어가는 숲의 그림자 쫓는 우리의 뒷모습이 슬픈 계절 생명은 다가오는 저항의 연속인 것을 바람을 안고 몸부림치는 어둠을 먹자 어둠을 몸에 바르자 모든 빛이 하나가 된 깊은 빛 어둠을
대지와 하늘 사이 멀고 먼 밀폐처럼 마음과 마음, 존재와 존재, 낮과 밤 사이 수 없이 가로 선 벽을 허물어내는 어둠이 나와 낯선 나 사이 벽을 허물고 나를 삼킨다 나를 먹는 소리 내 귀에 들린다
조 옥 동
어둠이 소리 지른다 노을을 벗으며 소리 깊은 뿌리를 내린다 대지를 움켜잡고 진통을 한다
움츠린 그늘이 허리를 펴고 어둠의 꼭지를 틀면 핏물 쏟아지는 소리 가난이 배고픔을 몰아 넣고 군불을 때던 아궁이 저 목젖이 뜨거운 초저녁 피고의 자리에 나를 앉히고 침묵의 변론을 펴는 시간 주저앉은 산 메워진 강 하늘을 끌어당긴 마천루도 빛의 한계 그 위에 드러눕는다 혓바닥이 닿도록 엎드린 절대의 겸손이 한없이 편안하다 칙칙한 장삼을 걸치고 걸어가는 숲의 그림자 쫓는 우리의 뒷모습이 슬픈 계절 생명은 다가오는 저항의 연속인 것을 바람을 안고 몸부림치는 어둠을 먹자 어둠을 몸에 바르자 모든 빛이 하나가 된 깊은 빛 어둠을
대지와 하늘 사이 멀고 먼 밀폐처럼 마음과 마음, 존재와 존재, 낮과 밤 사이 수 없이 가로 선 벽을 허물어내는 어둠이 나와 낯선 나 사이 벽을 허물고 나를 삼킨다 나를 먹는 소리 내 귀에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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