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철없는 오늘은

2008.05.14 14:55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306 추천:39

어리고 철없는 오늘은

                                          조옥동

꿈꾸는 이 세상 매일
둥그런 새문이 열리고  
절벽의 틈새에서 떨어지는 물 한 방울에 조차
열리는 문, 물길 길게 누어 하늘을 보고 가노라면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도 문을 달아
메마른 휴식을 깨우는
심장을 뚫는 소리 문소리에
겨울잠자리에서 프리지어 노란 꽃눈을 뜨는데
너무 영리한 봄이 여름보다 먼저 단풍으로 눕는다
발밑에 엎드리는 조숙한 생명들
일찍 내일의 문고리 잡아 댕긴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

하루가 열리는 黎明의 순간마다
그 환한 열림 속에 사방으로 달려가는 빗금들
경계선의 밀림 속에 세상은 겹겹이 갇히고
그림자 속에 그림자 묻히고 그 그림자 속으로
하나의 문을 차례로 열고
고통의 출구를 찾아 방황하는 시간에도  
옆집 담 벽엔 고요히 거미줄 늘이며
쉼 없이 세상을 엮어 우주로 뚫고 들어 갈 진화의
새문을 만드는 큰 손 엿보는 오늘은
떡잎의 뿌리에 촉촉한 흙 한줌 되고 싶어
훗날 가라앉은 세월의 틈새에
아픔의 흔적 하나 화석이나 되리
어리고 철없는 나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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