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2009.01.23 09:32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293 추천:48

     황혼

                                       조옥동

온종일 건너온 고해를
피안의 테두리 안으로 밀어 넣는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곳

수평선 위에
바닷새 한 마리
불타고 있다

하루의 제물을 바치고 있다



*위의 시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 기념 <현대시 앵콜전>에 출품된 작품으로 경복궁 메트로폴리탄 갤러리에 전시되었던 작품이다.

*작가의 제2시집 해설에 실렸던 이승하 교수의 촌평을 다음에 첨부하면

"시인이 시집의 후반부에 가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시의 소재는 시간이다. 시간은 바위가 모래가 되게 하고(풍화작용), 땅이 층을 쌓게 한다(지층). 뽕나무밭을 푸른 바다로 만들며, 홍안의 소년을 백발노인으로 만든다. 「황혼」이란 시부터 보자.

황혼이란 흔히 인생의 황혼과 일몰 시각 두 가지를 의미한다. 시인은 이 시간대를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공간으로 설정했는데 수평선 위에서는 바닷새 한 마리가 불타며 하루의 제물을 바치고 있다. 황혼의 시각이 신화적인 공간으로, 또 환상적인 세계로 탈바꿈하는 놀라운 전이를 보여주는 시가 「황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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