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시나무
2009.05.18 15:48
나는 가시나무
조옥동
흙탕물 굽이돌아 맑은 강 흐르게 하시고
구름을 옮기고 하늘을 펼치며
홍수가 지고 눈발이 휘날려도
계절의 네 모퉁이 지나는 동안
푸성귀와 나무는
뿌리 내리고 키를 키우며
그림자 풍성한 잎새를 달고
열매 여물게 하시는 이
하늘의 별보다 높으신 자리에서
삶의 외줄 꼭 잡아 주시고
허무한 욕망을 버리기만 하면
겸손히 무릎 꿇고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저절로 눈물짓게 하시고 위로하시며
오늘이 고달프고 슬픔 뿐 일지라도
서러움에 주저앉지 않을 것을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를 깨닫게 하시는 이
해가 저물고 어둔 밤 다가오면
골목에서 뛰놀던 아이들 돌아 갈 집이 있듯
광야를 지나 오랜 순례의 삶 마감하는 날
우리 당도할 영원한 집에 반겨주실 이
나는 압니다
가시관을 쓰신 머리의 상처는
가시나무 우리들 , 큰 가시인 나 때문인 것을
조옥동
흙탕물 굽이돌아 맑은 강 흐르게 하시고
구름을 옮기고 하늘을 펼치며
홍수가 지고 눈발이 휘날려도
계절의 네 모퉁이 지나는 동안
푸성귀와 나무는
뿌리 내리고 키를 키우며
그림자 풍성한 잎새를 달고
열매 여물게 하시는 이
하늘의 별보다 높으신 자리에서
삶의 외줄 꼭 잡아 주시고
허무한 욕망을 버리기만 하면
겸손히 무릎 꿇고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저절로 눈물짓게 하시고 위로하시며
오늘이 고달프고 슬픔 뿐 일지라도
서러움에 주저앉지 않을 것을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를 깨닫게 하시는 이
해가 저물고 어둔 밤 다가오면
골목에서 뛰놀던 아이들 돌아 갈 집이 있듯
광야를 지나 오랜 순례의 삶 마감하는 날
우리 당도할 영원한 집에 반겨주실 이
나는 압니다
가시관을 쓰신 머리의 상처는
가시나무 우리들 , 큰 가시인 나 때문인 것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 | 단풍으로 만든 명함 | 조만연.조옥동 | 2004.11.21 | 560 |
42 | 봄맞이 대청소를 하며/'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22 | 560 |
41 | 생쥐들의 장례식 날/'시인의 눈' 2011년 | 조만연.조옥동 | 2012.04.10 | 561 |
40 | 시와 시인/타고르의 시세계 ---- 조옥동 | 조옥동 | 2017.01.07 | 564 |
39 | 고구마와 단풍잎 | 조만연.조옥동 | 2004.11.28 | 565 |
38 | 어둠이 나를 삼킨다 | 조만연.조옥동 | 2006.03.19 | 565 |
37 | 문인이 문인이 되려면 | 조만연.조옥동 | 2006.08.13 | 565 |
36 | 태풍이 지난 후 | 조만연.조옥동 | 2005.11.14 | 567 |
35 | 깨진 유리창이 웃는다 ----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6년 9-10월호 | 조만연.조옥동 | 2006.09.16 | 567 |
34 | 김남조의 행복----조옥동의<시와함께> | 조만연.조옥동 | 2005.05.01 | 568 |
33 | 발보아 호숫가의 철새들(2006년 <에세이 21> 여름호에서) | 조만연.조옥동 | 2006.06.10 | 571 |
32 | 데스밸리는 살아있다/'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31 | 571 |
31 | 내가 좋아 하는 꽃----에피필럼 | 조만연.조옥동 | 2009.05.16 | 575 |
30 | 프리웨이 인생 | 조만연.조옥동 | 2004.10.23 | 581 |
29 | 산타모니카 해변에서/「現代詩學」2012년 3월호, 신작특집시 | 조만연.조옥동 | 2012.03.15 | 589 |
28 | 행복은 투명한 유리알 -(2009년<서시>여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6.26 | 590 |
27 | 이근배의 시- 자진한 잎 | 조만연.조옥동 | 2005.01.13 | 593 |
26 | 봄볕이 나에게 말을 걸다/'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08 | 597 |
25 | 가시 하나 되어 | 조만연.조옥동 | 2007.05.26 | 598 |
24 | 발보아 파크로 오세요/ 한국 「現代詩學」2012년 11월호 | 조만연.조옥동 | 2012.11.15 | 5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