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다 -(2009년 <서시>여름호)
2009.06.26 16:48
꿈을 꾸다
조옥동
괴한에게 쫒기며 절벽 밑으로 떨어지다 사방은 캄캄타.
외마디 소릴 지르다. 옆자리 손이 흔들어 깨우며 여직 어린 꿈을 꾼다고, 불평 반 핀잔 속에 길게 오금을 펴고 잠을 청한다.
마주친 검은 그림자 옆을 지나치며 머리끝 송골송골 식은 땀 솟아나던 외진 심부름 길, 후엔 꼭 묻어오던 무서운 꿈의
유년은 늙지도 크지도 않는 이상한 세상
동화 속에 희미한 낡은 그림들
뒷산 바위틈 진달래꽃 손짓은 핏빛으로 멍울진 유혹 이었다
약쑥인가 익모초 으깨진 즙 목젖을 넘을 때 진저리 쳐지도록 씁쓸함
고국, 고향 그리고 그 골목길을 떠나 온 유민에겐
지워지지 않는 홍역의 흔적이다
그리움은 자라지 않는 난쟁이 나라의 꽃밭이다
수 백 미터 하늘 위를 거꾸로 달리는 회전열차를 타며 환호하는 지구아이들, 장차 우주선 티켓을 사려고 줄 서 있거나 화성의 원더랜드에서 스키를 타며 우주 데이트를 즐길 테지. 멸종한 북극곰의 화석이나 찾아 낼 수 있다면, 온통 땅은 마르고 사막으로 뒤덮인 지구를 떠날 피난 짐을 싸야 한다면, 다우존스 수치 바닥을 칠 때보다 아찔하게 위성열차에서 밀치고 떨어져 우주공간의 미아가 되는, 발톱이 빠지도록 북극곰에 쫓기는 누군가
미끄러운 징검다리
오늘을 건너서
드높은 스카이라인 저쪽 미래로 가고 있다
지구가 그리운 꿈을 꾸며
조옥동
괴한에게 쫒기며 절벽 밑으로 떨어지다 사방은 캄캄타.
외마디 소릴 지르다. 옆자리 손이 흔들어 깨우며 여직 어린 꿈을 꾼다고, 불평 반 핀잔 속에 길게 오금을 펴고 잠을 청한다.
마주친 검은 그림자 옆을 지나치며 머리끝 송골송골 식은 땀 솟아나던 외진 심부름 길, 후엔 꼭 묻어오던 무서운 꿈의
유년은 늙지도 크지도 않는 이상한 세상
동화 속에 희미한 낡은 그림들
뒷산 바위틈 진달래꽃 손짓은 핏빛으로 멍울진 유혹 이었다
약쑥인가 익모초 으깨진 즙 목젖을 넘을 때 진저리 쳐지도록 씁쓸함
고국, 고향 그리고 그 골목길을 떠나 온 유민에겐
지워지지 않는 홍역의 흔적이다
그리움은 자라지 않는 난쟁이 나라의 꽃밭이다
수 백 미터 하늘 위를 거꾸로 달리는 회전열차를 타며 환호하는 지구아이들, 장차 우주선 티켓을 사려고 줄 서 있거나 화성의 원더랜드에서 스키를 타며 우주 데이트를 즐길 테지. 멸종한 북극곰의 화석이나 찾아 낼 수 있다면, 온통 땅은 마르고 사막으로 뒤덮인 지구를 떠날 피난 짐을 싸야 한다면, 다우존스 수치 바닥을 칠 때보다 아찔하게 위성열차에서 밀치고 떨어져 우주공간의 미아가 되는, 발톱이 빠지도록 북극곰에 쫓기는 누군가
미끄러운 징검다리
오늘을 건너서
드높은 스카이라인 저쪽 미래로 가고 있다
지구가 그리운 꿈을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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