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배부르다(미주문학 2009 여름호)
2009.06.27 18:48
슬픔이 배부르다
조옥동
고픔이 많을수록
슬픔이 배부르다
늘 뼈를 삭히는 고통이 벅차오르고
독한 술보다 진정 쓰디 쓴
사랑을 달빛에 풀어 놓는 밤
별은 뜨거운 알몸으로 영원을 안고
낙하하는 시간의 꼬리까지 불태워 사르다
깊은 어둠의 이마를 짚어주며 묵묵하는 하늘
다시 떠도는 구름이 되고 허공이 되고
알맞게 코를 들이 대고 그리움에 킁킁거리며
무언가 골몰하다 막다른 골목처럼 막히는 심장
부풀었던 삶은 반액세일처럼 간간히
쉽게 처리되다
꿈이 주름 잡히고
영혼 녹슬면 때가 되어
가슴 속 고인 언어들이 차츰 눈을 뜨고
조심스레 오늘을 디디며 한 발 씩
잃어버린 처음을 찾아 가는 길에서
세상 학습 끝마치는 날까지
순수했던 한 순간의 입술과 몸짓으로
나무에 속잎 하나 더 피어나고
공중의 새 한 마리 돌아와 앉아
슬픔이 배고프다 노래한다면
이 세상
기차역을 빠져나가 듯
간이역을 떠나리라 미련의 눈 감고서
조옥동
고픔이 많을수록
슬픔이 배부르다
늘 뼈를 삭히는 고통이 벅차오르고
독한 술보다 진정 쓰디 쓴
사랑을 달빛에 풀어 놓는 밤
별은 뜨거운 알몸으로 영원을 안고
낙하하는 시간의 꼬리까지 불태워 사르다
깊은 어둠의 이마를 짚어주며 묵묵하는 하늘
다시 떠도는 구름이 되고 허공이 되고
알맞게 코를 들이 대고 그리움에 킁킁거리며
무언가 골몰하다 막다른 골목처럼 막히는 심장
부풀었던 삶은 반액세일처럼 간간히
쉽게 처리되다
꿈이 주름 잡히고
영혼 녹슬면 때가 되어
가슴 속 고인 언어들이 차츰 눈을 뜨고
조심스레 오늘을 디디며 한 발 씩
잃어버린 처음을 찾아 가는 길에서
세상 학습 끝마치는 날까지
순수했던 한 순간의 입술과 몸짓으로
나무에 속잎 하나 더 피어나고
공중의 새 한 마리 돌아와 앉아
슬픔이 배고프다 노래한다면
이 세상
기차역을 빠져나가 듯
간이역을 떠나리라 미련의 눈 감고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 | 가을은 마음을 가지 치는 계절/'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13 | 668 |
102 | 뉴턴의 사과가 떨어진 가을/'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13 | 519 |
101 | 봄볕이 나에게 말을 걸다/'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 조만연.조옥동 | 2012.03.08 | 597 |
100 | 무릎 꿇고서/2009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가을호-조옥동 | 조만연.조옥동 | 2009.09.16 | 412 |
99 | 가을산(2009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가을호)--조옥동 | 조만연.조옥동 | 2009.09.16 | 385 |
98 | 채소밭 선물(2009년 <에세이 21> 가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8.29 | 545 |
97 | 밥걱정(2009년 현대시 ,시사사발행"시인의 눈") | 조만연.조옥동 | 2009.08.29 | 371 |
96 | 해바라기 마음 (2009< 에세이문학> 가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8.23 | 495 |
95 | 참외와 고향----조옥동 | 조만연.조옥동 | 2009.08.20 | 542 |
» | 슬픔이 배부르다(미주문학 2009 여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6.27 | 403 |
93 | 행복은 투명한 유리알 -(2009년<서시>여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6.26 | 590 |
92 | 꿈을 꾸다 -(2009년 <서시>여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6.26 | 443 |
91 | 그믐달-2009년 <불교문예>여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6.14 | 304 |
90 | 모래시계(2008년 선수필 가을호) | 조만연.조옥동 | 2009.05.29 | 496 |
89 | 봄 두른 샛터마을 | 조만연.조옥동 | 2009.05.18 | 331 |
88 | 나는 가시나무 | 조만연.조옥동 | 2009.05.18 | 280 |
87 | 하룻길 | 조만연.조옥동 | 2009.05.18 | 247 |
86 | 달구경 | 조만연.조옥동 | 2009.05.18 | 246 |
85 | 내가 좋아 하는 꽃----에피필럼 | 조만연.조옥동 | 2009.05.16 | 575 |
84 | 혀끝을 굴려라(문학산책 2008) | 조만연.조옥동 | 2009.05.10 | 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