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3-4월호

웨스턴 길 山다방
                                조옥동

L .A 의 코리아타운 웨스턴 길에
山다방이 성업이라
등산복에 등산화 차려매고
로스 패리즈 뒷산을 올랐다 내려 온 기분이다
시니어커피 한 잔 시켜놓고 등산모를 벗으면
금 새 빈자리들 누렇게 꽉 차는  
할머니 할아버지 커피 하우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도
싸늘한 바람 휘저은 한 겨울밤 지나면
써늘한 이별 아침을 찾아 와 하늘의 저 별이 되고
여름날의 신열이 100도를 오르내리다 갑자기 한 생명  
양로병원 등록을 마쳤다고 마지막 이민을 떠난 소식에도
서울 큰 아들이 놓고 간 손주들 사진 내밀면
질세라 침을 튀며 고향 자랑타가 아차차 차대신 포를 떼고
우르르 검정말 흰 말 사방으로 밀려나고
다소곳이 엿보던 햇볕이 얄팍한 바둑판을 덮는다
안타깝고 반갑고 섧고 떫은 열매들 가지마다 휘어진
미국과 한국 경계도 희미한 변두리 정자나무 아래
자식들도 모르는 목에 걸린 서글픔은
끼리만 나눠씹는 국산 껌이지 입안에 달라붙은
리필을 거듭해도 차지 않는 그리움
눈물과 웃음이 계속 구비치는 강물에도
하얀 타일의 바닥은 젖지 않는데
높이 세운 노란 山다방 싸인
이아침을 유혹한다

*山다방은 맥도날드 햄버거레스토랑을 의미함
*로즈 패리즈 산은 한국타운 가까운 뒷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산타모니카 해변에서/「現代詩學」2012년 3월호, 신작특집시 조만연.조옥동 2012.03.15 589
122 종일 눈이 내리고/「現代詩學」2012년 3월호, 신작특집시 조만연.조옥동 2012.03.15 424
121 세월 1,2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69
120 사랑이 고픈 사람들/2010년<에세이 21> 가을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524
119 눈물로 쓰는 편지/2010년 L.A '밸리코리언뉴스' 신년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35
118 세월 속을 함께 가는 사람들/'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2.03.13 512
117 설날에 떠나는 마음의 고향/'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2.03.13 600
116 인생이란 교향곡 소나타/'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2.03.13 508
115 계절의 강과 골프황제의 추락/'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2.03.13 533
114 먼저 웃은 이슬이/2010년 한국<시와시>겨울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1261
113 코메리칸 드림/2010년 한국<시와시>겨울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06
112 하늘소리 거꾸로 서다/2010년 한국<시와지역>겨울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09
111 파피꽃 언덕/2010년 한국<시인의 눈>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19
110 바다에 다시 쓰는 약속/한국<시와지역>2010년 겨울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40
109 황혼 2/한국<시사사>2010년 3-4월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282
108 시인의 주머니/한국<시와정신>2010년 여름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325
107 LA 해바라기/한국<시와정신> 2010년 여름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84
106 노마드의 길/2010년 <미주문학> 봄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355
105 성하의 초록빛 갈채를 보내다/2010년 미주한국일보 창간 41주년 축시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35
» 웨스턴 길 산山다방/2010년 <시사사>3-4월호 조만연.조옥동 2012.03.13 447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1
전체:
97,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