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웃은 이슬이/2010년 한국<시와시>겨울호
2012.03.13 08:50
먼저 웃은 이슬이
조옥동
이른 아침 눈웃음 헤프게 양 볼에 걸고
가까이 바라보다 새초름한 표정은 그대로
늘어진 팔을 고여 올려주고 귀찮은 거미줄도 치워 주고
마른 잎을 따주다
맑고 환해진 얼굴이 편하다
꽃들이 웃는다
새벽이슬 이미 웃어버린 그 자리에서
집안으로 들어서다 뒤돌아보다
이만하면 짱이라고 한들거리는 저들 소리
귀가 한결 밝아진 어깨너머 하늘을 보다
지난 밤 별들에게 들킨 마음을 숙이고
행동하지 않은 행복을 얼린 가슴에
꿈적 않고 누워버린 세월이 후회하다
내일 그리고 내일의 내일 또 그 다음 내일도
관심과 관심의 손을 내밀어
관계의 오작교 놓으리
행복이 가면 오면 서로에게 중얼거리리
먼저 웃은 이슬이 꽃보다 예쁘다
웃음엔 믿음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