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산양을 찾아서
2005.10.12 12:59
뿌리까지 잘린 유성 하나
잡목으로 몸 가린 외계
때묻은 고독을 집어들고
주먹돌 가득한 산하신토
스스로 성체가 되어 버렸다
케이블카 배낭을 들어올리는
금속성 소음은 적막을 뽑아
하얗게 쌓인 겨울을 깨운다
해발 두께로 더 설 수 없는 돌산
발끝을 들어올려 바라본
이 세상은 어떠했을까
한 모금 남은 향연의 갈증
사막을 지나는 낙타의
헤진 등가죽만 바라보고
삶의 전부라고 선 그어버리면
바람을 말리는 풍력의 꿈은
선인장 향기를 알지 못한다
구름을 엮어 맨 한낮은
어둠에 갇힌 혼돈의 하늘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는
가슴에 고독으로 자생하고
사슬을 풀고 떠난 흉터가
조각난 돌들처럼 쌓여간다
개찰구 옆 박제가 된 산양이
눈동자를 돌려 산을 바라본다
*산하신토;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 동쪽 약 160km 지점에 있는 산(3,29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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