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2012.03.22 18:29
4-16-2010 '이 아침에'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
조옥동/시인
건물 안에 들어서면 곧바로 매무새를 매고 여미어 잘 가다듬는다. 일회용 가운을 입고 해어카버와 마스크, 손엔 장갑을 끼고 신발을 완전히 덮개로 싸서 외부에서 묻어 들일 오염을 방지 한다. 이 곳 규칙은 단 1분을 머물지라도 이런 차림이 아니면 방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건물 안에는 수술실이 있고 각 방은 실험용 생쥐나 쥐의 사육 상자들로 가득 차 있다. 관리인들이 매일 청소하며 물과 먹이를 공급하고 매주 상자를 소독하여 새로 바꾸어 준다. 수의사들은 질병이 생기는지 살피고 알맞은 실내온도와 습도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만일 이상이 발견되면 후속 조치를 하고 상자 앞에 자세한 메모를 붙인다.
보통 생쥐의 꼬리는6-7cm인데 얼마 전에 꼬리 없는 생쥐 몇 마리를 매우 비싼 값으로 구입했다. 그 까닭은 꼬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유전자 변이결과 꼬리가 없고 생리작용이 특수한 새 종자이기 때문이다. 면역성이 약해 생존율이 낮은 이들의 상태를 우리는 정기적으로 점검 한다. 하찮은 동물일망정 다른 것이 갖지 않은 장점과 특성 때문에 쓸모가 많아서 관심과 보호를 받고 유용하게 쓰이게 됨은 사람의 경우와 같다.
매월 한 달간의 동물사육비가 정산되는데 연구실마다 수백 불 내지 수천 불을 지불한다. 평균 몸무게가 겨우 25g인 생쥐의 일당 사육비는 60센트, 한 달 18불 정도이다. 내가 매월 한 구호단체에 한 아이마다 몇 십 불 씩 보내는 후원금에 비교하면 하찮은 동물이 받는 사육비가 너무 융숭하고 턱없이 많다.
빈곤한 나라의 어린이가 처해 있는 삶의 환경보다 실험용 동물들의 방은 안락한 고대광실이다.
거리의 홈리스 피플들이 이런 사정을 안다면 자신들 인생의 처지가 동물보다도 못한 것을 비참하게 생각할 것이다. 척박한 땅에 또는 나쁜 운명으로 태어 난 것이 무슨 죄인가 싶어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낀다.
연구실 마다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동물을 실험에 사용한다. 큰 동물인 원숭이나 개, 토끼, 고양이도 사용한다. 인체 조직을 실험에 직접 사용하는 연구도 있으나 대부분은 동물을 대용한다. 이 동물들의 생화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생리현상이나 유전적 형질이 사람의 것과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인류의 생명과 질병치료 및 예방을 위해 수없이 희생되고 있다.
실험용 동물이 비싸게 사육되는 것은 인간의 생명과 관계되기 때문이다.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을 위해 희생됨은 대소를 막론하고 고귀한 희생이다. 미국의 동물보호규정은 매우 엄격하고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다.
작은 생쥐 한 마리를 사용할 때도 기록을 남겨야 하고 여러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동물을 보호하는 규정이야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에 비교하면 극히 작은 일부분이다.
요즈음 계속적인 재난과 인명 피해를 전하는 뉴스로 우리들을 슬프게 만든다. 특히 한국 해군의 천안함 참사는 아까운 많은 젊은 장병을 잃었을 뿐 아니라 들어나지 않던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지혜를 얻는 기회마저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사회의 법과 규칙이 엄하고 탄탄할 때 시민은 준법정신이 높아지고, 서로 신뢰하며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으며 시민이 잘 보호받는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