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리 초겨울

2012.03.23 15:54

조만연.조옥동 조회 수:348 추천:61



금사리 초겨울


                                       조옥동

산허리 뼈마디를 세우고
낮은 들판이 잔털을 밀어내던
산 마을 한나절이 총총히 떠나면
동구나무 위 까치 울음 속엔
기다리는 소식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갈잎들 그리는 이의 발자국 소리를 낸다

들국화 자지러진 들길이 허전하여
재 너머 노을이 삼태기째 쏟아지고
외딴 샘 별빛을 헹궈내는 긴긴 밤 지샐 때
빨랫줄 하얗게 그려 논 눈썹을
참새부리 황금빛 햇살 물어 지우고 지우면
은총으로 열리는 다스운 아침    

금사리金寺里 허리 두른 안개 강엔
바람으로 씻기어 바랜 꿈
하얀 징검다리 하나 하현달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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